연말 강세론에 쓴소리…월가 족집게 "국채금리 내린 것뿐" [글로벌마켓 A/S]
[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미국 주식시장은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주 미니 랠리에 대한 열기를 일부 소화하며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채금리는 오전 부터 반등했지만 시장은 기술주 중심의 상승을 이어가며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현지시간 6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8% 오른 4,365.98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0.3% 오른 1만 3,518.78, 다우존스 지수는 0.1% 상승한 3만 4,095.86으로 상승세를 지켰다.
● S&P 500, 1년간 19% 상승 전망까지…랠리 기대 커졌다
미 월가에서는 지난달 말과 이달초 증시 랠리에 대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강세론자인 톰리 펀드스트랫 설립자 겸 리서치헤드,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뱅크오브아메리카 미국 퀀트 책임 등은 S&P500 지수의 추가 상승을 예견하는 분석을 잇따라 내놨다.
톰리는 "최근 거시경제 지표들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요소로 베이비 랠리(단기 랠리) 지속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술적인 면에서 S&P500 지수가 2020년 이후 3번째 지지선에 도달한 점, 변동성 지수인 VIX가 15포인트를 하회하는 본격 하락세에 접어든 점도 상승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나스닥100 지수의 5일 평균 수익률을 1985년부터 올해까지 비교한 결과 "15거래일 연속 손실을 낸 시기는 역사상 단 14번"이었다"면서 하락 추세도 끝났다고 덧붙였다. 톰리는 추이를 감안해 향후 S&P500 지수는 12개월간 91%의 확률로 19%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약세론자였던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아 수석 전략가 역시 "기술적인 면에서 랠리를 방해할 요인이 없다"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미만이고, S&P500 주요 지지선 4,200포인트를 지키는 등 시장 회복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러한 의견은 같은 금융그룹 내 대표적 낙관론자인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미국 퀀트책임과 궤를 같이 한다. 수브라마니안은 고객 노트에서 "극도의 공포는 탐욕 만큼 큰 대가가 있다"면서 매수 신호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최고투자책임인 래리 아담스는 투자 보고서에서 강세장의 5가지 이유를 들어 연말 랠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인 점 ▲ 더 낮아질 수 있는 금리 ▲ 실적 시즌에 대한 과도한 우려의 해소 ▲ 통산 연말 상승하는 경향과 ▲ 지나치게 낙관하던 심리가 사라진 것 등이 모두 이를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는 월요일 투자 노트를 통해 "지난 주 랠리는 국채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지속적인 상승장보단 약세장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랠리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가 수준에서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실적과 거시경제 지표를 고려할 때 약세장 랠리에 해당한다"며 보수적인 관점을 고수했다.
● 막바지에 접어든 실적 시즌…2011년 이후 가장 취약한 시장 팩트셋 집계 기준 미국 S&P500 상장 기업 가운데 81%가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시장 예상을 넘어선 기록을 쓴 비율이 8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3분기 상장 기업 가운데 62%가 긍정적 매출을 냈지만 향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로 17.8에 그쳐 5년 평균인 18.7에 미치지 못했다.
또한 올해 3분기 실적 시즌은 월가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 나머지 기업들의 주가 하락폭이 유난히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팩트셋은 3분기 시장 기대를 밑도는 주당순이익(EPS) 실적을 공개한 기업이 이틀에 걸쳐 5.2% 하락했는데 이는 5년 평균 2.3% 하락보다 크고 2011년 이후 최대폭이라고 분석했다. 또 주당순이익 기준 깜짝 실적을 낸 기업의 이틀간 주가도 평균 0.8% 올랐는데, 과거 5년 평균 0.9%보다 낮았다.
취약한 시장의 심리는 4분기 가이던스 조정에서도 드러났다. 이번 실적 발표가 진행된 첫 달 월가의 4분기 실적 하향 폭은 3.9%였는데, 이는 지난 2분기 0.1% 하향보다 크고, 2020년 2분기 이후 최대다. 기업들의 실질적인 기초여건과 실적은 약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다.
이를 보여주든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3분기 순손실과 투자 손실이 모두 증가하며 이날 A주가 1.38% 하락하는 등 부진한 주가 흐름을 기록했다. 주말 사이 실적을 공개한 버크셔해서웨이는 순손실 128억 달러, 주당 8,824달러 손해를 입었다. 애플과 쉐브론의 주가 하락으로 인해 투자 손실은 235억 달러로 1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다만 미 연준의 긴축 이후 5%를 넘어서던 단기 국채금리의 영향으로 보유 현금은 전분기 1,474억 달러에서 1,572억 달러, 우리 돈 약 198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확보했다. 이번 발표에 앞서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은 대기업 인수 가능성에 대해 "50대 50"이라며 실행 여부를 부인하지 않았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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