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FW 부친 납치' 콜롬비아 반군, 석방 대가로 안전 요구…"풀어줄 테니 공격하지 마"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최근 리버풀 공격수 루이스 디아스의 아버지를 납치한 콜롬비아 반군이 석방 대가로 안정 보장을 요구했다.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7일(한국시간) "리버풀 공격수 루이스 디아스의 아버지를 인질로 잡고 있는 범인들은 석방에 앞서 콜롬비아 정부에 안전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다"라고 보도했다.
콜롬비아 윙어 디아스는 지난 2022년 1월에 FC포르투를 떠나 리버풀에 합류했다. 특유의 드리블을 활용한 돌파 능력이 뛰어난 디아스는 곧바로 리버풀 1군 멤버로 자리를 잡으면서 현재까지 58경기에 나오 14골을 터트렸다. 이번 시즌도 리그 9경기 중 8경기에 선발로 나오면서 리버풀 내에서 매우 중요한 자원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리버풀 주전 멤버로 활약 중인 디아스는 최근 부모님이 조국 콜롬비아에서 납치를 당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됐다. 각종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아버지 루이스 마누엘 디아스와 어머니 실레니스 마룰란다는 콜롬비아의 한 주유소에서 괴한들에 의해 납치를 당했다.
디아스의 부모님은 콜롬비아 중부에 위치한 로스 올리보스로 가기 위해 소유하고 있던 밴으로 약 600km의 거리를 운전해 가던 중 주유소에 들렀다. 이때 무장한 두 남성에 의해 납치됐는데, 어머니 마룰란다는 신변에 이상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으나 아버지 마누엘은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많은 이들이 이번 사건을 콜롬비아 축구대표팀 멤버이자 세계적인 축구선수 디아스의 돈을 노린 계획 범죄로 추정했다. 납치범들의 정체는 민족해방군(ELN) 좌익 반군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의 부모가 납치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하자 콜롬비아 당국은 즉각 조치에 나섰다. 라 과히라 주지사 디알라 윌체스는 즉시 성명문을 통해 "루이스 디아스의 부모를 납치한 사건에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지역 군대를 동원에 지시를 하달했고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어 "납치범들에게 속히 피해자를 안전하게 풀어줄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콜롬비아 군 당국도 공식 SNS를 통해 "납치된 디아스 부모를 찾기 위한 움직임에 전적인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며 작전 성공을 기원했다.
콜롬비아는 디아스 아버지를 구출하기 위해 경찰은 물론이고 군대까지 동원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모든 공권력이 투입됐다"라며 경찰이 콜롬비아 군과 함께 본격적인 구출 작전이 시작됐다고 알렸다.
콜롬비아 육군은 성명서를 통해 "디아스의 아버지를 수색하기 위해 장애물을 설치하고 2개 소대, 무인 항공기, 헬리콥터, 레이더가 장착된 비행기를 배치했다"라고 밝혔다. 또 윌리엄 르네 살라망카 경찰청장은 디아스 아버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최대 2억 페소(약 6600만원) 상당의 사례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
콜롬비아 축구연맹도 납치범들을 향해 "우리는 루이스 디아스의 아버지 루이스 마누엘 디아스를 납치한 사람들에게 조건 없이 즉시 그를 석방해 줄 것을 요청한다"라며 "축구는 평화이다. 루이스, 우리는 당신과 함께 있다. 콜롬비아가 당신과 함께 있다"라고 성명문을 발표했다.
콜롬비아가 공권력을 동원해 디아스 아버지 수색에 나선 가운데 매체에 따르면, 디아스 아버지를 납치한 ELN 수장 호세 마누엘 마르티네스 키로스 사령관은 성명서를 통해 그를 석방하는 대가로 안전을 콜롬비아 당국에 요구했다.
그는 "우리는 11월 2일 루이스 마누엘 디아스를 석방하기로 하 결정을 이 나라에 알렸다"라며 "그날 이후로 우린 가능한 한 빨리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지역은 여전히 군사화돼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루이스 마누엘 디아스를 안전하고 신속하게 석방하는 계획을 실행시키지 못하고 있다"라며 "만약 군사 작전이 지속된다면 그들은 석방을 지연시키고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석방하는 과정에서 안전 보장이 있을 경우 즉시 일방적으로 그를 석방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디아스 아버지를 풀어주는 대가로 어떠한 위협이나 공격도 하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
한편, 아버지의 무사 귀환 소식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디아스는 7일 루턴 타운과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맞대결에서 교체로 들어와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리며 스코어 1-1을 만들었다.
팀의 패배 위기를 구한 디아스는 득점 후 유니폼을 들어 올리며 포르투갈어로 '아버지에게 자유를(Libertad Para Papa)'라고 적혀 있는 티셔츠를 공개하면서 다시 한번 아버지가 무사히 석방되기를 기원했다.
경기 후 디아스는 SNS을 통해 "난 ELN에 아버지의 신속한 석방을 요청한다"라며 "매초 우리의 고통을 거치고 있으며, 어머니와 형제들 그리고 나까지 모두가 절망적이고 고통스러우며 우리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을 표현할 말을 찾을 수 없다. 이 고통은 아버지를 집으로 돌려보낼 때만 끝날 것"이라며 납치범들에게 석방을 요구했다.
사진=PA Wire, 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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