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업그레이드 폴스타2, 테슬라보다 친절한 입문용 전기차

편은지 2023. 11.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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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주행거리, 빨라진 충전시간
"내연기관차 아냐?" 이질감 없는 친절한 주행감
볼보 따라 '티맵' 내비게이션, AI 비서 '아리' 장착
업그레이드 폴스타 2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코로나도 끝났는데 이제서야 마스크를 썼네."

지난 1일 '업그레이드 폴스타2' 시승행사장에서 폴스타2를 처음 마주하자마자 옆에 있던 동료가 한 말이다. 전기차인 만큼 애초에 그릴의 역할은 못하지만 그릴을 형상화했던 기존 디자인이 새하얗게 뒤덮였기 때문이다. 동료의 말은 꼭 "전기차인데 이제서야 전기차 다워졌네"라고 들렸다.

더이상 내연기관같은 얼굴을 흉내내지 않아도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폴스타의 자신감 같기도 하다. 실제로 이 흰색 덮개는 디자인 요소 이상의 기능은 갖고 있지 않다. 파란색 번호판이 아니어도 이제는 폴스타가 전기차임을 확실히 알 수 있겠다.

폴스타2 기존 모델(왼쪽)과 부분변경된 폴스타2(오른쪽) ⓒ폴스타코리아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변화한 디자인 요소는 그릴(처럼 보이는 부분)이 사라졌다는 점이 전부지만, 확실히 얼굴의 변화가 체감이 크다. 안그래도 예뻤던 디자인이 더 깔끔해졌다. 다만 그릴이 전부 덮이지 않고 일부가 검게 남아있다는 점은 누군가에겐 찝찝한 기분을 줄 수도 있겠다.

인테리어 역시 디자인 변화는 없지만 그렇다고 아쉬운 부분도 없다. 전기차 답게 깔끔하고 칼로 자른 듯 툭툭 떨어지는 내부 디자인은 누가 타더라도 전기차에 탔음을 상기시킨다. 좀 크다싶을 정도로 널찍한 디스플레이는 마치 테슬라와 비슷한 느낌도 준다.

폴스타 2 부분변경모델 1열 인테리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하지만 폴스타에서 낯선 느낌이 크지않은 건 테슬라보다 훨씬 친절하다는 데 있다. 물리버튼 하나 없는 미니멀리즘한 감성은 비슷하지만, 내연기관 운전자들에게 익숙한 기어봉이 있다는 점과 '국민 내비' 티맵을 탑재하고 있단 점에서다. 폴스타는 볼보와 중국의 지리자동차가 합작해 만든 브랜드인 만큼 볼보의 최대 장점중 하나로 꼽히는 인포테인먼트를 완전히 공유한다.

최근 티맵과 합작한 볼보의 인포테인먼트가 2.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탑재된 추가 기능도 모두 폴스타에서 이용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은 물론 신호등 잔여 시간과 주행습관 등을 디스플레이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고, AI비서 서비스 '누구(NUGU) 오토'도 루틴 기능과 날씨, 야구 경기일정, 주가, 코스피 지수 등을 제공하도록 업그레이드 됐다.

"아리야, 폴스타 시승하러 가자." 운전석에 올라 허공에 이렇게 외치자 이날 시승행사의 목적지가 내비게이션으로 안내됐다. 원하는 기능과 정보를 명령어 하나로 자동으로 실행할 수 있는 루틴 기능 덕분이다. 스웨덴에서 날아온 낯선 전기차에서 티맵 내비게이션과 한국말을 곧잘 알아듣는 인포테인먼트는 엄청난 친근감을 갖게 만들었다.

주행 모드 설정 화면. 원페달 드라이브 강도를 '낮음'으로 설정하고 크립모드를 켜면 내연기관과 똑같은 주행감을 즐길 수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폴스타의 친절함은 볼보 덕을 톡톡히 본 인포테인먼트에서 그치지 않는다. 회생제동 정도가 '강함'으로 고정돼있어 운전자가 차에 익숙해져야 하는 테슬라와 달리 폴스타에선 '크립모드'를 별도로 탑재해 운전자의 기호에 따라 주행감을 선택할 수 있어서다. 크립모드는 브레이크에서 발을 뗐을 때 차가 툭 멈춰서지 않고 천천히 가는 내연기관 차량 특성을 구현한 모드다.

단단하지도, 너무 물렁이지도 않는 적당히 편안한 승차감도 매력적이다. 방지턱이나 고르지않은 노면을 지날때도 준수하게 걸러냈다. 많은 전기차들이 바닥에 배터리를 잔뜩 달고 달리는 탓에 다소 딱딱한 승차감을 기본으로 하지만 폴스타는 승차감에서도 내연기관과의 이질감을 줄인 모습이다.

폴스타 2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가속감은 오히려 내연기관과 헷갈리는 다양한 요소들 속에서 전기차만의 매력을 뽐내는 요소다.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꾹 눌러밟자 폴스타2는 참아왔던 전기차스러움을 발산하기라도 하듯 시원하게 내달렸다. 특히 이번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이날 시승한 싱글모터는 기존 231 마력에서 299마력으로 30% 향상됐고, 토크도 330Nm에서 490Nm으로 48% 늘었다. 듀얼모터도 마력은 기존 408에서 421로, 토크는 660Nm에서 740Nm으로 향상됐다.

시승을 마친 후 전비.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여러모로 만족스러웠던 시승은 전비를 확인하고 나서 완벽해졌다. 공식 전비는 싱글모터 기준 5.1 km/kWh 지만, 시승을 마치고 난 후 확인한 전비는 7.2 km/kWh. 디자인부터 인포테인먼트와 주행 성능까지 향상되고도 전작 보다 100만원 밖에 오르지 않았다니. 부분변경의 훌륭한 예시를 제시한다면 이 차가 아닐까 싶었다.

시승을 마치고 나니 폴스타의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주장이 조금은 더 이해되는 듯 했다. 국내 시장에 들어온지 일년에 불과해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후속모델이 출시된 후 돌아보면 폴스타2를 선택했다는 건 몇 수 앞을 내다본 똑똑한 선택이 되지 않을까.

아직까지 길거리에서 흔히 마주칠 수 없는 만큼 4000만원 후반대(보조금 적용시)라는 준수한 가격에 하차감까지 챙길 수 있겠다.

▲타깃

- 흔한건 싫은데 주머니 사정도 챙겨야겠다면

-수천만원 짜리 차 살때도 디자인이 최우선인 당신

▲주의할 점

- 볼보 DNA 가득하지만 볼보 태생임을 모르는 이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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