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지휘자로 히트친 국립국악관현악단, 이번엔 VR로 관객 유혹

장지영 2023. 11. 7.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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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관현악단은 1995년 창단 이후 국악관현악의 최전선에서 흥미로운 시도를 종종 펼쳤다.

여미순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직무대리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다양한 음악적 시도와 기획 공연을 통해 국악관현악 감상 방법을 넓히려고 노력 중"이라며 "국악관현악을 전혀 다른 감각으로 경험해보는 이번 시도가 관객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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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관현악의 기원’ 공연에 앞서 23~24일 VR 활용한 관객 참여형 전시
지난 6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의 기원’ 라운드 인터뷰에서 서현석 연출이 관객 참여형 전시 ‘관현악의 기원: 이머시브 1인 관람극’ VR 시연을 살펴보고 있다. 국립극장

국립국악관현악단은 1995년 창단 이후 국악관현악의 최전선에서 흥미로운 시도를 종종 펼쳤다. 특히 2021~2022시즌부터 관현악 시리즈 가운데 1회는 테크놀로지와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2년 6월 ‘황홀경’은 국악관현악에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공연으로 음향 반사판에 프로젝션 매핑을 펼쳤다. 그리고 지난 6월 ‘부재’는 안드로이드 로봇 에버6와 인간 지휘자 최수열이 번갈아 가며 지휘했다. 로봇의 관현악단 지휘는 해외에선 이미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국내에선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큰 화제를 모았다.

이번 시즌 관현악 시리즈의 두 번째 무대인 ‘관현악의 기원’은 가상현실(VR)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오는 26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는 한편 공연에 앞서 23~24일 VR을 활용한 관객 참여형 전시 ‘관현악의 기원: 이머시브 1인 관람극’을 선보인다. 천재현이 공연과 전시의 음악감독, 윤현진이 공연 지휘를 맡았다.

‘관현악의 기원’은 문자 그대로 국악관현악의 기원과 흐름을 살펴보는 공연이다. 문묘제례악과 파사칼리아 형식을 접목한 ‘음양(陰陽)’, 취타의 선율과 장단을 바탕으로 한 ‘취(吹)하고 타(打)하다’, 민요 ‘새야새야 파랑새야’의 주제선율을 활용한 ‘바르도(Bardo)’ 등 5곡을 만날 수 있다.

지난 6일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관현악의 기원’ 라운드 인터뷰에 참석한 서현석(왼쪽부터) 연출, 여미순 예술감독 직무대리, 천재현 음악감독. 국립극장

이에 앞서 관객 참여형 전시 ‘관현악의 기원: 이머시브 1인 관람극’에서 관객은 VR 고글을 착용하고 가상공간에서 하늘극장의 객석·무대·분장실을 둘러보게 된다. 악기, 연주자, 지휘자 등 국악관현악의 구성 요소들에 대한 영상을 감상한 뒤 종착지인 무대에서 360도로 촬영한 ‘바르도’ 연주 영상을 체험한다. 약 40분으로 구성된 관객 참여형 전시는 아쉽게도 이틀간 오후 1시부터 9시 40분까지 10분 간격으로 한 명씩만 관람할 수 있다. 하루에 40명씩 총 80명에게만 관람 기회가 돌아간다.

전시의 연출은 장소 기반 퍼포먼스를 통해 관람과 체험의 경계를 끊임없이 탐구해온 서현석 작가가 맡았다. 서 작가의 작업은 관객에게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어디에 둘 것인지 고민하게 하면서 자신의 감각에 집중하도록 고립시킨다. 이번 전시 역시 ‘오직 나만을 위한 관람’이라는 사치스럽고도 고독한 방식을 통해 관객이 국악관현악을 더욱 깊이 이해하도록 만든다.

여미순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직무대리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다양한 음악적 시도와 기획 공연을 통해 국악관현악 감상 방법을 넓히려고 노력 중”이라며 “국악관현악을 전혀 다른 감각으로 경험해보는 이번 시도가 관객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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