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에 드리운 ‘트럼프 주의보’

양민철 2023. 11. 7.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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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의 침체 국면이 짙어지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계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 전기차·이차전지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로 인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올해 실적은 우상향을 그렸다.

하지만 내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 후보들이 내세운 'IRA 백지화 공약'이 국내 이차전지 산업의 중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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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땐 IRA 백지화” 공언
폐지땐 전기차·이차전지 업계 타격
상·하원 넘기 어려워 현실화 의문


전기차 시장의 침체 국면이 짙어지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계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 전기차·이차전지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로 인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올해 실적은 우상향을 그렸다. 하지만 내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 후보들이 내세운 ‘IRA 백지화 공약’이 국내 이차전지 산업의 중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북미 공장 등 미국 생산 거점은 모두 16곳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 공장을 비롯해 제너럴모터스(GM)·스텔란티스·혼다·현대자동차그룹 등과 합작법인 등 8개 생산 거점을 건설·운영 중이다. SK온 역시 조지아주 1·2공장과 포드와의 합작법인 등 모두 6개 공장을 가동·추진하고 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함께 미국 인디애나주에 합작 1·2공장 건설에 나섰다. 모두 킬로와트시(㎾h)당 35달러에 달하는 미국 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을 염두에 둔 조치다. 배터리 3사는 북미 생산 거점의 완전 가동 시점을 2025년 전후로 잡고 있다.

그러나 미국 공화당을 중심으로 ‘바이든 지우기’를 띄우는 선거 전략이 뚜렷해지면서 국내 전기차·이차전지 업계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9월 27일(현지시간)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집회에서 “백악관 탈환에 성공하면 취임 첫날 IRA부터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지사 등 공화당 후보들은 입 모아 “미국인의 세금 인상과 보조금으로 가득 찬 공산주의 정책”이라며 IRA 폐지를 공언한 상태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율 조사에서 각각 42%로 동률을 기록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미 대선 후보자가 결정되는 내년 3월 ‘슈퍼 화요일’ 이후 트럼프 리스크의 윤곽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3사 실적도 미 대선 여파에 휩쓸릴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3분기 영업이익 731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이는 IRA에 따른 세제혜택 금액 2155억원을 더한 수치였다. IRA 정책이 폐지된다면 영업이익의 30%가 줄 수 있는 셈이다.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SK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 3분기 861억원의 영업손실에서 AMPC 혜택 2099억원을 제외한다면 적자 규모는 3000억원 가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IRA 폐지’가 실제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미 대선 결과와 별개로 미국 내 산업 부흥과 탈중국 공급망 구축이라는 큰 그림은 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IRA 법안 폐지를 위해 상·하원 문턱을 넘는 것도 관건이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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