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위의 심판자 ‘비질란테’ 어떻게 봐야할까

정진영 2023. 11. 7.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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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죽이고도 반성 없이 뻔뻔한 범죄자들이 '비질란테'의 심판을 당할 땐 통쾌하고,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비질란테'는 낮에는 법을 수호하며 교화를 믿는 모범 경찰대생이지만, 밤이 되면 교묘히 법망을 피해 간 범죄자들을 힘과 폭력으로 응징하는 비질란테로 살아가는 김지용과 그를 둘러싸고 각기 다른 신념과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치열하게 부딪히는 액션 스릴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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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쾌함 속 씁쓸함 남아
사법 체계에 대한 질문
웹툰 원작, 액션 생동감
이준혁, 최정열 감독, 김소진, 유지태 등이 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디즈니플러스 ‘비질란테’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람을 죽이고도 반성 없이 뻔뻔한 범죄자들이 ‘비질란테’의 심판을 당할 땐 통쾌하고,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그런데 그의 심판이 반복될수록 어쩐지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다. ‘이래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를 향해 “감사하다”고 하는 피해자의 가족을 보면 비질란테의 행동을 수긍하게 된다. ‘비질란테’는 시리즈 내내 법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지, 사람들이 왜 사적제재에 환호하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는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비질란테’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양면의 얼굴을 가진 ‘비질란테’ 김지용(남주혁)을 막아서려는 괴물 형사 조헌 역을 맡은 유지태는 “웹툰 때부터 관심 있게 봤던 작품이었다. 몇 년이 흘러 돌아 돌아 제게 왔는데 운명이란 생각을 했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배우들은 ‘비질란테’란 작품과 각자가 맡은 캐릭터가 호기심과 도전의 대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비질란테’를 세상에 처음 알린 기자 최미려 역을 맡은 김소진은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장르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고, 범상치 않아 보이는 인물들의 에너지가 강렬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웹툰과는 또 다른 새로운 매력들을 찾아 좀 더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싶다는 모험심으로 도전했다”고 밝혔다.

‘비질란테’는 낮에는 법을 수호하며 교화를 믿는 모범 경찰대생이지만, 밤이 되면 교묘히 법망을 피해 간 범죄자들을 힘과 폭력으로 응징하는 비질란테로 살아가는 김지용과 그를 둘러싸고 각기 다른 신념과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치열하게 부딪히는 액션 스릴러다. 글로벌 누적 조회수 3억7000만뷰에 달하는 김규삼 작가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오는 8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지난 3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먼저 공개된 ‘비질란테’ 1~3화엔 지용이 왜 비질란테가 되었는지, 비질란테 심판의 대상이 되는 범죄자들은 누구인지, 비질란테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어떠한지 등이 속도감 있게 전개됐다. 특히 후안무치한 범죄자들의 모습에 분노하고, 이를 자비 없는 폭력으로 심판하는 지용의 모습은 사건을 달리하며 빠르게 이어진다. 지용을 중심으로 얽히고설키는 등장인물들의 생동감 넘치는 액션은 극에 속도감을 더한다.

이때 ‘퍽퍽’하는 크고 날카로운 소리가 귀를 때린다. 기존 히어로물에 많이 사용되던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아닌 금속성의 사운드가 주로 쓰인 탓이다. 캐릭터마다 달리 설정된 테마 음악들도 관전 포인트다. 이처럼 차별화된 ‘소리’들은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의도된 연출이다. 최정열 감독은 “각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신념이나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그때그때 나오는 음악에 변주를 주려고 했다”며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하려고 음악감독님과 같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비질란테’는 범죄와 응징의 카타르시스만 다루지 않는다. 시청자로 하여금 사법체계와 사적제재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한다. 최 감독은 “작품의 재미 속에서 법이 정당하고 정의롭게 잘 작동하고 있는지, 법적으로 더 견고해질 수 있는 것엔 무엇이 있는지 등 다양한 질문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작업했다”고 말했다. ‘비질란테’에는 판사 출신 문유석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해 균형을 잡았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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