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병 英아기에 무슨 일이…伊총리까지 나서서 도운 이유

하수영 2023. 11. 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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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병인 '미토콘드리아 병'을 앓고 있는 영국 아기 그레고리가 이탈리아 시민권을 부여받고 연명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게 됐다. 사진 엑스(X, 구 트위터) 캡처

희소병을 앓고 있는 한 영국 아기를 살리기 위해 총리를 포함해 이탈리아 정부가 나섰다. 모국인 영국에서 연명치료 중단 위기에 놓인 아기를 위해 이탈리아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시민권을 부여한 것이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가 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이날 내각 회의를 긴급 소집해 8개월 된 영국 아기 인디 그레고리가 이탈리아로 옮겨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이탈리아 시민권 발급을 승인했다.

지난 2월에 태어난 그레고리는 희소병으로 알려진 미토콘드리아병을 앓고 있다. 그레고리는 태어난 직후부터 노팅엄에 있는 퀸스 메디컬센터에 입원해 집중 치료를 받아왔다.

그런데 영국 법원이 병원 의료진이 그레고리에 대해 제기한 연명 장치 사용 중단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치료에 빨간 불이 켜졌다. 법원은 이날 오후 3시에 연명 치료를 중단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이탈리아 정부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

먼저 총리가 나섰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15분에 긴급 내각 회의를 소집, 불과 몇 분 만에 그레고리에게 이탈리아 시민권을 부여했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이탈리아 정부가 그레고리를 이탈리아로 데려오기 위해 최근 몇 주간 영국 정부와 비밀리에 협상을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안사(ANSA) 통신은 "이탈리아 시간으로 오후 3시에 생명줄이 끊겼을 여자 아기가 이제 교황청에서 운영하는 로마의 아동전문병원인 제수 밤비노 병원에 입원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아버지인 딘 그레고리는 "딸이 이탈리아 사람인 것이 자랑스럽다"며 "인류에 대한 희망과 신뢰를 보여준 이탈리아 정부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신의 축복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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