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에 웃다 연패로 끝난 NC…‘페디 태업’ 진실공방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지난 5일 열린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경기 중반까지 2-0으로 앞섰지만, 5회 말 동점을 허용한 뒤 6회엔 결승점을 내줘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이날 경기는 당초 NC의 에이스인 에릭 페디가 선발투수로 나설 차례였다. 올 시즌 20승을 거두며 맹활약한 페디는 지난달 30일 플레이오프 1차전 등판(6이닝 98구 3피안타 12탈삼진 1실점) 이후 닷새를 쉬었다. 그런데 출격이 예상됐던 5차전에는 오른손 사이드암 신민혁이 나왔고, 페디는 불펜에서 몸만 잠시 풀다가 벤치로 돌아와 NC의 패배를 지켜봤다.
그러자 외국인 투수 페디의 ‘태업’ 논란이 불거졌다.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 진출을 앞두고 몸을 사린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다. 페디의 에이전시가 구단에 압력을 넣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실제로 지난 3일 플레이오프 4차전이 끝난 뒤 페디가 아닌 신민혁이 5차전에 선발 등판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소문대로 NC는 신민혁을 5차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페디 대신 나온 신민혁은 KT 타선을 맞아 4와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 3개를 맞고 2실점했다. 팽팽한 경기를 펼치고 있는 데도 벤치에 앉아있는 페디를 바라보는 팬들의 심경이 편할 리 없었다. NC가 실점하는 상황에서 페디가 벤치에서 하품만 하고 있었다며 그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NC 강인권 감독은 5차전이 끝난 뒤 “그런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만약 페디가 태업을 했더라면 내가 먼저 그를 집으로 돌려보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 감독은 또 “페디의 어깨가 좋지 않았다. 5차전이 벌어진 날에도 페디는 불펜에서 어떻게든 공을 던지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페디는 코치진과 선수들에게 따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페디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NC 선수들과 함께 눈물까지 흘렸다. 따로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가장 중요한 경기를 책임지지 못한 죄책감을 동료들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강 감독은 “페디의 눈물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았겠냐”고 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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