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수, 의정부서 잡혔다…지인에 전화 걸었다가 끝난 도주극 [영상]

윤정민, 최모란, 전익진, 이찬규, 김하나 2023. 11. 6.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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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탈주한 김길수(36)가 사흘만인 6일 경찰에 붙잡혔다. 김길수가 공중전화로 지인에게 건 전화가 결정적이었다.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의정부경찰서 강력팀은 이날 오후 9시 24분쯤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노상에서 김길수를 검거했다. 지난 4일 오전 6시 20분쯤 안양시 평촌동 한림대학교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 탈주한지 사흘만이다. 검거 당시 김길수는 검은색 점퍼와 바지 차림이었고, 강하게 저항했지만 흉기 등은 지니고 있지 않았다고 한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길수가 건장한 체격인데다 심하게 몸부림을 치면서 저항해 검거 과정에서 형사들이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김길수는 우선 의정부경찰서로 이동했고, 이후 체포영장을 발부 받은 안양동안경찰서로 옮겨졌다. 오후 11시 53분쯤 안양동안서에 도착한 김길수는 “도주 조력자가 있었나. 도주 계획은 있었나”란 질문에 모두 “없었다”고 답했고, “왜 도망가려고 했나. 하고 싶은 말은 없나” 등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은 채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은 자세한 도주 경로와 행적 등을 조사한 뒤 서울구치소에 신병을 인계할 예정이다.

6일 오후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에서 경찰에 검거된 김길수가 이날 오후 10시 45분쯤 안양동안경찰서로 인계되기 위해 의정부경찰서에서 경찰에 의해 호송차에 태워지고 있다. 전익진 기자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김길수가 지인에게 건 전화 한통이 검거에 결정적인 실마리가 됐다. 경찰은 의정부에 거주하는 김씨 지인 중 한명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었는데, 이날 지인과 면담을 하던 중 김길수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공중전화였다. 해당 공중전화 위치를 추적한 경찰은 곧바로 의정부시 가능동으로 출동해 검거에 성공했다. 검거 당시 공중전화 부스로 경찰이 다가가자 김길수는 우산을 쓴 채 황급히 자리를 벗어났고 이내 뛰어서 달아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 3명이 곧장 뒤를 쫓았고, 40~50m 정도 추격 끝에 김길수를 붙잡았다.

김길수는 앞서 지난 9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은행보다 싸게 환전해주겠다”는 광고를 보고 나온 피해자에게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리고 현금 7억 4000만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났다가(특수강도 혐의) 지난달 30일 서초경찰서에 체포됐다. 지난 2일 유치장에서 플라스틱 숟가락을 삼키고 복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런 뒤 지난 4일 “세수를 하러 화장실에 가겠다”는 말에 교도관이 수갑을 풀어주자 도주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병원을 떠난 김길수는 의정부역 인근에서 여자친구 A씨를 만났고, 이후 택시로 양주역 인근으로 이동해 친동생을 만났다. 이곳에서 친동생에게 현금 수십만원과 옷 등을 건네 받은 그는 미용실에서 이발을 한 뒤 서울로 향했다. 서울에서는 상계동 당고개역ㆍ노원역, 창동 창동역, 자양동 뚝섬유원지역 등에서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고,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도 들렀다.

도주 전 김길수의 모습. 사진 경찰청

도주 과정에서 김길수는 수차례 옷을 갈아 입으며 경찰의 추적을 따돌렸다. 병원에서 도주해 A씨를 만날 당시엔 파란색 병원복 차림이었지만, 이후 베이지색 상ㆍ하의로 갈아 입었다. 그리고 도주 당일 오후 9시 40분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CCTV에 찍혔을 때는 회색 티셔츠에 검은색 점퍼와 바지로 옷차림이 바뀌어 있었고, 입고 있던 베이지색 옷들은 인근 건물에서 버려진 채 발견됐다. 교정당국은 김길수에게 현상금 1000만원 걸고, 그가 옷을 갈아 입은 모습을 담은 수배전단을 배포했다.

한편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된 뒤 탈주한 김길수는 과거 성범죄와 뺑소니, 사기·상해·특수강도미수 등 여러 건의 전과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치료 도중 탈주했다 사흘만인 6일 오후 검거된 김길수(36)가 검은색 점퍼와 바지를 입고 흰색 마스크를 쓴 채 안양동안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 김길수는 이날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에서 경찰에 붙잡혔고, 이후 의정부경찰서를 거쳐 오후 11시 53분쯤 안양동안서에 도착했다. 이찬규 기자

윤정민ㆍ전익진ㆍ최모란ㆍ이찬규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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