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액에 담가도 안 죽는다…질병청 “대체 살충제 사용 검토”
빈대 구충을 위해 기존에 사용하던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의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 질병관리청이 새로운 살충제 검토에 들어갔다.
질병청은 6일 서울 용산구에서 방역전문가, 방역업체 관계자 등과 현 상황에 대해 논의한 뒤 “전 세계적으로 빈대 발생이 증가하고 있고, 빈대가 살충제에 저항성을 보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알렸다.
질병청은 이어 “외국에서는 이미 저항성 문제 때문에 다른 살충제를 사용하고 있다”며 “대체 살충제 사용 검토를 환경부와 적극 협의 중”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주로 출몰하는 빈대 종인 반날개빈대와 일반 빈대 모두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에 저항성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질병청은 지난달 31일 환경부·보건복지부·국토교통부·교육부 등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빈대 대책을 논의한 후, 빈대 대처를 위해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를 사용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이후 실질적인 방역 효과가 떨어진다는 학계 등의 우려가 제기됐다.
이시혁 서울대 응용생물학과 교수는 “이전 연구 결과 추적한 거의 모든 빈대가 피레스로이드 계통의 살충제에 대해 2만 배에 달하는 강한 저항성(내성)을 가지고 있었고, 이는 살충제 원액에 담갔다 빼도 죽지 않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환경부 관계자는 “살충제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다뤄야 하는 문제”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한편 질병청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 참석한 여러 해충 방역업체 관계자들은 지난달부터 숙박업소 등에서 빈대 관련 민원 신고가 많이 접수됐다고 했다. 다만 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빈대 신고로 다수의 숙박업소를 관리했다며 빈대가 올해 갑자기 출현한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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