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기 참 쉽네"…'15시간 닭발 먹방하던 인플루언서' 실체에 中 누리꾼 분노

김현정 2023. 11. 6.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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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플루언서가 라이브 '먹방' 스트리밍 방송을 하면서 사전 고지 없이 AI 기술로 제작한 아바타를 활용한 사실이 드러나 현지 누리꾼들의 분노를 샀다.

6일(현지 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 SNS 웨이보에서 활동하는 대만계 인플루언서 첸 이루는 지난 9월 15시간 동안 닭발을 먹는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AI 기술로 제작한 딥페이크 아바타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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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플루언서, AI 아바타 방송 논란

중국 인플루언서가 라이브 '먹방' 스트리밍 방송을 하면서 사전 고지 없이 AI 기술로 제작한 아바타를 활용한 사실이 드러나 현지 누리꾼들의 분노를 샀다.

대만계 인플루언서 첸 이루가 닭발 먹방 라이브 방송에서 인공지능 아바타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중국 방송 화면 [사진출처=유튜브 캡처]

6일(현지 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 SNS 웨이보에서 활동하는 대만계 인플루언서 첸 이루는 지난 9월 15시간 동안 닭발을 먹는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AI 기술로 제작한 딥페이크 아바타를 사용했다. 영상에 등장한 아바타는 첸 이루와 생김새와 목소리가 똑같아 실제 그와 거의 구별되지 않았으나, 그는 아바타를 방송에 활용했다는 사실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았다.

그러다 시청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닭발을 씹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의문을 가질 때쯤 "송출용일 뿐 진짜 사람이 아님"이라는 안내 문구가 영상 상단에 갑자기 나타났다. 방송이 진행된 15시간 동안 진짜 첸 이루는 출연했는지, 아바타가 출연한 분량은 얼마인지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중국 누리꾼들은 분노를 표했다. 웨이보에는 "돈벌이가 참 쉽다", "소비자 기만이다", "AI 얼굴 바꾸기 기술이 발전하면 스타가 돈 벌기가 편해진다. 별장에 앉아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아바타한테 일을 시키면 된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9만명에 달했던 첸 이루의 웨이보 구독자는 며칠 사이 7천명이 넘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계 인플루언서 첸 이루가 닭발 먹방 라이브 방송에서 인공지능 아바타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중국 방송 화면 [사진출처=유튜브 캡처]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는 인공지능 아바타 제작 업체가 여럿 등장했다. 미국 기술 전문 매체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AI 아바타 제작 비용도 저렴해졌다"며 "기본 아바타 제작은 8천위안(약 143만원)이고, 더 정교하고 섬세한 아바타는 2∼3배 이상 비싸진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원본이 되는 인물을 담은 1분 길이의 영상만 있으면 인공지능을 학습시켜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 완성된 아바타는 정해진 각본에 따라 자연스럽게 대사, 동작 등을 해낼 수 있다. 나아가 아바타 제작 업체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라이브 방송 각본도 작성할 수 있고, 고성능 아바타는 시청자와의 실시간 채팅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인플루언서는 직접 각본을 쓰고 방송을 하는 대신,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판매할 상품 품목과 가격 등을 결정하고 빅데이터가 써준 각본을 검토만 하면 되는 셈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라이브 스트리밍 채널은 구독자만 7억 명이 넘는 거대한 시장이다. 중국 인플루언서들은 24시간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을 송출하기 위해, 아바타를 심야나 새벽 시간대에 활용하고 있다.

아바타를 활용하는 인플루언서들이 늘어나자 중국 정부는 지난달 11일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아바타의 원본이 되는 사람에게 반드시 서면으로 생체인증정보 수집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지침 등이 담겼으나, 아바타를 활용한 콘텐츠에 아바타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고지해야 한다는 지침은 담기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당분간 혼란이 예상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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