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②]수도에서 정글까지, 곳곳에서 일어나는 제자들의 현장을 가다팬데믹이 계기가 된 페루 신학교 설립…위기는 기회

2023. 11. 6.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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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제3차 페루 순회 선교사역

중남미 330국 국기를 든 기수단 입장.


COVID-19 팬데믹이 진정 국면에 들어서고 닫혔던 해외의 문들이 다시 열렸다.

2019년 페루순회사역 이후 4년 만에 페루 현장을 방문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먼저 2023년 4월에 총회세계선교대회에 페루 제자들이 참석했고, 이후 교회에서는 이들에게 전도집중훈련을 실시했다.

그러던 중에 황상배 목사·조재순 사모(임마누엘교회), 김완식 목사(늘좋은교회), 김동훈 목사(임마누엘교회)로 구성된 순회선교팀이 2023년 10월 8일부터 25일까지, 14박 17일의 일정으로 페루 5개 지역을 순회하며 선교사역을 펼치게 된 것이다.

후대들이 일어나는 페루렘넌트대회

선교팀의 첫 번째 사역 현장은 10월 13일부터 14일까지 아우까야마 수련장에서 진행된 제6차 페루 렘넌트대회였다.

‘남은 자’를 뜻하는 영어 단어 remnant는 구약에서 이사야, 예레미야, 요엘, 아모스, 미가, 스바냐서에서 등장하며, 신약에서는 대표적으로 바울이 로마서 11:5에 인용한 개념이다.

1997년 이후 총회와 함께 임마누엘교회는 이 단어를 다음 세대 운동을 위하여 사용하기 시작했고, 사단법인 세계복음화전도협회와 예장개혁총회는 매년 여름 해외 교포 자녀들을 훈련시키던 수련회를 세계렘넌트대회라 이름한 이래 현재까지 23차에 걸쳐 집회를 지속하고 있다.

페루 성도들은 2018년에 처음으로 자체 대회를 진행했고, 팬데믹 기간 중에는 비대면으로 대회를 지속했다.

4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다시 열리게 된 이번 페루렘넌트대회에는 약 300여 명의 학생들과 교사, 사역자들이 모여 성황을 이루었다.

중남미 복음화를 위하여 기도하는 중심으로, 학생 대표단이 기수단이 되어 중남미 33개 나라의 국기를 들고 입장하며 개회를 알렸고, 오랫동안 한국에서 청소년 사역을 감당했던 김동훈 목사가 대회기간 중 말씀을 선포했다.

한국에서 훈련된 현지인 전도자들을 통해 곳곳에 교회가 든든히 서다

10월 15일, 선교팀은 대회를 마친 후 차량으로 다섯 시간을 이동하여 침보테 지역에 도착했다.

헨리 코랄레스 목사가 개척한 침보테 안디옥교회는 매주일 장년 성도 약 200여 명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한국에서 훈련받은 이들이 중직자와 중간사역자로 헌신하고 있었다. 황상배 목사가 주일예배 설교를 했고, 페루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황 목사와 함께 김동훈 목사와 조재순 사모가 특강을 담당했다.

10월 17일, 루이스 로블레스 목사가 사역하는 찬카이 렘넌트교회를 방문했다. 교회는 4년 전보다 더욱 부흥하여 장년 약 150명과 함께 많은 주일학교 학생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선교팀은 교사 출신으로 주일학교 사역을 귀하게 감당하는 담임교역자 루이스 로블레스 목사의 안수식을 거행했고, 예배당과 교육관 건축이 마무리된 것을 두고 감사하며 대화를 나눴다.

교회들마다 성전건축의 응답을 받았는데, 특히 2차 순회선교여행 때 2층 바닥까지만 건축을 완료했었던 찬카이 렘넌트교회는 이번에 3층 건물로 공사를 마친 상태였다.

선교팀은 성전 건축 기념 현판식을 가지고, 층마다 테이프 커팅식을 하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건축을 위해 헌신한 이들의 이름을 나열한 현판 맨 아래에는 <Padrinos(대부모 大父母) : 황상배 목사, 조재순 사모>라는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성도들이 임마누엘교회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느끼게 하는 의미심장한 문장이었다.
선교팀이 10월 19일부터 20일까지 방문한 다음 현장은 푸칼파 지역에 위치한 다이루었다 교회였다.

젠센 로페즈 목사가 사역을 하고 있는 이 교회는 푸칼파 정글지대 사역에 집중하고 있었다.

푸칼파는 정글 지역 초입에 위치한 인구 20만 명의 도시로서, 젠센 목사는 이곳을 거점으로 정글 지역 선교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사역을 통해서 세워진 제자들 120명을 모아서 1박 2일 동안 집중 훈련을 실시한 것이다. 120명의 제자들은 짧게는 4시간, 길게는 6시간을 쪽배를 타고 푸칼파까지 모여들었다. 선교팀을 맞이하는 제자들은 한국식으로 선교팀을 환영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모인 이들에게 김완식 목사(늘좋은교회)가 1박 2일 동안 집중훈련 강의를 진행했고, 강의는 한국어를 스페인어로, 다시 정글부족언어로 통역하는 3중 통역으로 진행되었다.

특별히 상비약과 의약품을 전달했는데, 절반이 순회사역 중 페루 각 교회에 전달되었고, 나머지 절반은 이곳 푸칼파 정글의 제자들에게 전달되었다. 사업가로서 페루 선교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고진업 장로가 헌신한 물품들이었다.

페루 선교운동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후원회는 지면에서 짧게 전달할 수 없는 큰 역할을 했다. 페루 제자들이 훈련을 위해 입국했을 때 체재비를 지원했고, 선교지에서 필요한 것을 수시로 공급했다.

어려운 제자들을 위하여 항공료를 부담하는 경우도 많았다. 재정 지원만 한 것이 아니다. 늘 기도의 배경이 되어 주었으며, 한국에서는 집으로 초청하여 대접하며 교제하기도 했다.

그 헌신과 수고를 통하여 지금도 페루에 복음이 확산되고 있다.

김완식 목사가 진행한 푸갈파 정글 사역자 집중훈련 모습.

사역 후 정글 주변 현장을 순회하는 동안 선교팀은 강 위에서 기습 폭우를 만났다. 폭우 속에서배는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었다.

폭이 1km, 넓은 곳은 3km나 되는 아마존의 지류 우카얄리 강에서 선교팀은 다음 사역지를 위한 비행 시간을 두고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족히 풍랑이라 할 수 있는 상황은 감사하게도 30분이 지나서야 잠잠해졌다. 무사히 국내선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10월 21일, 선교팀은 리마 근교 빈민 지역인 파차쿠텍을 방문했다. 파차쿠텍 임마누엘교회는 립니 라미레즈 전도사가 자기 집을 교회로 내놓고 개척한 곳으로, 5월에 한국에서 파송된 홍순흥 목사, 김경희 사모가 담임으로 사역하고 있었다.

립니 전도사가 한국에서 일을 하면서 아이를 낳았는데, 임마누엘교회 중직자의 도움을 받아 병원비를 낼 수 있었다. 그 아이가 지금은 고등학생이 되어 교회에서 헌신하고 있었다.

열악한 가운데서도 장년 성도 20여 명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선교팀은 10월 22일, 페루의 수도 리마에 도착하여, 크리스티안 이달고 목사가 사역하는 리마 일심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고 성도들과 교제했다. 이달고 목사는 스페인어와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며, 한국에서 신학 교육을 7년 간 받으면서 한국어에도 능통한 인재였다.

약 150여 명의성도들이 모이는 교회에서 장로 3명, 권사 5명이 선교팀과 함께 임직을 받았고, 주일학교 사역을 전담할 로멜 곤잘레스 목사의 안수식을 거행했다.

“약 20년 전 한국에 근로자로 왔던 제가 복음을 받고 이번에 목사 안수까지 받게 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는 감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로멜 목사의 고백이었다.

순회 사역의 결론 ... 페루복음화를 위한 전도협회를 발족하다

이번 순회사역에서 선교팀이 가장 역점을 둔 것은 지속할 수 있는 자생적 선교 체계를 갖추는 것이었다. 페루인들이 스스로 페루복음화를 위한 전도운동을 펼치게 하기 위하여, 선교팀은 페루 전도협회를 설립하고 임원진을 세웠다.

한국에서 훈련을 받고 목회자로 세워진 각 지역 핵심 일꾼13명을 리마 일심교회로 모은 자리에서, 선교팀은 한국 교회의 선교 역사를 설명했다.
존 네비우스 선교사의 강의를 통해서 정립된 이른바 ‘네비우스 선교정책’은 스스로 전도하는 자전(自傳), 스스로 일어나는 자립(自立), 스스로 교회를 돌보는 자치(自治)를 원칙으로 하는 선교 방침이었다.

“한국에 복음운동이 크게 일어나게 된 것은, 선교사님들이 한국 교회와 그 전도운동을 한국인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이제 한국에서 도움을 받으려고 하지 마라. 한국에서 지구 반대편인 페루의 선교 사역을 매번 지시할 수도 없고, 도움에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여러분이 페루 복음화를 위해 스스로 일어나야 한다.”

이에 따라 헨리 코랄레스 목사가 페루 전도협회 지부장으로 세워졌고, 크리스티안 이달고 목사, 루이스 로블레스 목사가 각각 총무와 서기를 맡았으며, 소토 목사가 리마 지부장으로 세워졌다.

페루 복음화를 위한 전도협회 임원 및 사역자.

선교팀은 이들을 통해서 페루 24개 주에 페루 살릴 제자가 일어나고, 중남미 33개 나라를 살릴 복음운동이 일어나며, 특히 후대를 살릴 청소년신학원이 각 지역에 세워지도록 간절히 기도하고 임원들을 축복함으로 17일 간의 선교일정을 마무리했다.

선교의 주인이신 그리스도께 페루 선교지 현장을 의탁하며 출국하는 선교팀의 입술에서는 이사야 52장 7절의 찬송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수고한 선교팀원들과 선교팀의 사역을 위해 헌신한 교회 성도들에게 감사를 전하면서, 황상배 목사는 한국에 와 있는 다민족, 외국인들에 대한 관심을 계속해서 기울일 것과, 이들을 도움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말고 선교의 주역이 될 것을 기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20년 전 불법체류자 몇 사람과 나눈 작은 그리스도의 사랑이, 이제 페루 선교를 위한 수많은 성도와 제자들로 결실하게 되었다.

제3차 페루현장순회사역보고를 마무리하면서, 황상배 목사는 다음과 같이 소회를 밝혔다.

“세계복음화 언약의 여정의 걸음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에 가는 그 날까지, 우리의 생명이 다하는 그 날까지, 복음은 전 세계 현장에 증거되어야 할 것입니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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