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휴전' 성명에도…이스라엘 “450곳 폭격·요새 1곳 장악”

강태화 2023. 11. 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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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 한 달을 맞아 국제기구들이 일제히 즉각적인 인질 석방과 휴전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서방을 비롯한 국제기구의 지속된 휴전 요구를 거부하며 가자지구를 목표로 한 전면적 지상군 투입을 예고했다.

지난 5일 이스라엘의 국경 지대에서 촬영된 가자지구 공격 장면. 이스라엘은 6일(현지시간) 지난 24시간 동안 전투기 폭격을 통해 450곳의 하마스 시설을 타격했고, 하마스의 요새 한곳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AFP=연합뉴스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와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ㆍ긴급구호 사무차장 등 유엔 고위 인사들과 산하기구 수장 12명은 6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이제 분쟁을 멈춰야 한다”며 “(하마스에)인질로 잡힌 모든 민간인의 조건 없는 즉각적 석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이주기구(IOM),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등 유엔의 주요 인권ㆍ구호기관 사무총장들이 동참했다.

이들은 특히 어린이와 여성 등을 포함한 대규모 인명 피해가 지속되는 상황을 지적하며 “당사자들은 국제인권법에 따른 모든 의무를 존중할 것을 거듭 호소한다”며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성명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이스라엘에선 1400명이 숨지고, 어린이를 포함한 200명 이상이 인질로 잡혔다. 가자지구에서도 어린이 3900명을 포함한 9500여명이 사망했다. 특히 대피소, 병원, 종교시설까지 폭격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사망자 가운데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관계자 88명을 포함한 다수의 구호 활동가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성명에 참여한 인사들은 “이미 단일 분쟁에서 기록된 유엔 관련자 사망 규모 중 가장 큰 규모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국제기구의 우려에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적인 지상군 투입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이스라엘의 국경 지대에서 탱크 등 이스라엘 군의 장비가 이동하고 있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는 이스라엘군이 48시간 내에 가자시티에 대한 전면적 지상전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관측소와 훈련장, 지하 터널이 포함한 하마스의 요새 한곳을 장악했고, 이 과정에서 다수의 하마스 대원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또 본격적인 지상군 투입을 앞두고 진행된 지난 24시간 동안의 전투기 폭격을 통해 450곳의 목표물을 타격했고, 이 과정에서 하마스의 특수작전 부대장인 자말 무사를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상군 투입의 목표로 삼은 가자시티를 완전히 에워싸고 가자지구를 남과 북으로 가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지 매체인 하레츠는 “이스라엘군이 48시간 안에 가자시티로 진입해 본격적인 시가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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