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2년차’ 조선제일검의 롤드컵 한중전 감상

윤민섭 2023. 11. 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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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 ‘유칼’ 손우현 전화인터뷰
“나는 KT 팬이자 LPL 선수…JDG·KT전 보고 복잡한 심경”
라이엇 게임즈 제공


한국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와 중국 ‘LoL 프로 리그(LPL)’를 두루 경험해본 ‘유칼’ 손우현이 올해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LPL이 강세를 보이는 것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징동 게이밍(JDG) 대 T1전의 승자가 대회에서 우승할 확률을 높게 보면서도 웨이보 게이밍(WBG)의 ‘한 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썬더토크 게이밍(TT) 소속으로 활약한 손우현은 서머 시즌 일정을 모두 마친 뒤 휴식을 취하며 2024시즌 맞이 컨디션 조절에 들어간 상태다. 6일 오후 솔로 랭크 연습을 마치고 국민일보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 자신의 근황과 함께 LoL 월드 챔피언십에 대한 감상을 전했다.

손우현은 “LPL이 잘할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LCK가 이 정도로 부진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이기기도 해서 기세가 LCK 쪽에 있다고 생각했다. 양 리그에서 반반씩 (4강에) 올라갈 거라 봤다”면서 “이렇게 3대 1 구도가 나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손우현은 가장 인상 깊었던 팀으로 JDG를 꼽았다. 그는 “JDG는 선수와 코치 등 모든 구성원이 유연하단 느낌을 받는다”면서 이들이 KT 롤스터와의 8강전에서 첫 세트를 패배한 뒤 밴픽 전략을 완전히 갈아엎은 것에 주목했다. 그는 “준비해온 것을 버린다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다. JDG의 결단력이 빛났다”고 설명했다.

“JDG가 KT전 1세트에서 지고난 뒤 세주아니를 ‘칼밴’했다. 이건 준비해온 전략이 아닐 것 같다. 그날의 분위기와 상대방의 준비를 빠르게 파악하고 밴한 것이다. 이런 건 통찰력이다. ‘카나비’ 서진혁의 오공, 리 신 같은 챔피언들도 대회에서 자주 나오지 않았던 픽이다. 코치가 선수를 믿고, 선수도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나올 수 있다.”

‘KT의 아들’이면서 동시에 LPL 소속 선수인 그는 JDG와 KT의 맞대결을 보면서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고도 귀띔했다. 손우현은 “나는 KT의 팬이면서 LPL 소속 선수 아닌가. 어디 한 쪽을 응원하기도 힘들더라.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면서 “KT가 힘든 대진을 뚫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탈락해 아쉬웠다”고 전했다.

어느덧 LPL에서만 2년을 보낸 손우현은 이제 리그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그는 LCK와 LPL의 성향 차이가 이번 대회에서 양 리그의 희비를 갈랐다고 평가했다. 그는 “LCK는 매년 볼 때마다 비슷한 느낌이 든다.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라면서 “기본기가 좋고 변수를 허용하지 않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런 능력이 뛰어나면 리그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월즈는 변수 투성이의 대회다. 그런 점 때문에 올해 (LCK는) 아쉬운 결과가 나온 거 같다”면서 “어떤 능력이 중요한지는 메타에 따라 매년 달라진다”고 첨언했다. 아울러 “이번 대회에선 렐이나 자르반 4세처럼 이니시에이팅에 강한 챔피언들이 자주 나오고 있다 보니 변수 창출 능력이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젠지의 조기 탈락이 예상 밖이었다고 밝혔다. 손우현은 “LCK는 기본기가 탄탄하고, 이 분야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팀이 T1과 젠지”라면서 “사실 나는 젠지가 정말 잘하는 팀이라고 생각해서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거로 예상했다. 이 같은 결과가 나와 아쉽다”고 전했다.

JDG와 T1전의 승자가 소환사의 컵을 들어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도 전했다. 그는 “비리비리 게이밍(BLG)이 젠지 상대로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이기도 했고, WBG도 폼이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래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JDG와 T1”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WBG는 가장 덜 주목받는 팀이지만 어떤 결과를 낼지 확신할 수 없다. 양대인 감독이 부임한 이후로 플레이와 밴픽이 확 달라졌다”며 “그런 부분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LPL에서 실제로 붙어본 미드라이너 중 플레이스타일이 기존 인식과 가장 달랐던 선수로도 ‘샤오후’ 리 위안하오를 꼽았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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