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①]불법체류자들이 자국을 살리는 전도자로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1부. 임마누엘교회의 페루 선교사역
한국 사회는 급속히 다문화 사회로 변모해 가고 있다. 결혼 이민자, 외국인 근로자들은 어엿한 한국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는 100만 명을 넘어섰고, 특히 불법체류자가 4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이로 인한 갈등과 사회 문제가 곳곳에서 야기되는 상황에서, 많은 교회가 이들을 보살피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그 중, 외국인 근로자들과 불법체류자들을 돌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들을 전도자로 세워 자국 선교의 주축 역할을 감당케 하는 발상의 전환을 이룬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임마누엘교회(당회장 류광수 목사·담임 황상배 목사)의 선교운동은 한국 교회의 선교 사역에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선교의 시작부터 최근 있었던 순회 사역과 집회와 일어난 열매까지, 임마누엘교회의 페루 선교 사역을 소개하고자 한다.
임마누엘교회와 페루의 만남 ... 하나님의 절대 계획
남아메리카 대륙 서안에 위치한 페루는 인구는 약 3200만 명이며, 남한의 12배에 달하는 128만 5천 km2의 면적을 가진 나라다. 다른 중남미 나라와 마찬가지로 약 300년 간 스페인의 식민 통치를 받았으며, 그 영향으로 로마가톨릭 신자가 인구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1인당 GDP는 7천달러 수준으로, 경제 성장은 양호하나 여타 남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소득 격차가 큰 편이라, 해외에서 일할 기회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임마누엘교회를 통해 전도자로 세워지고 오늘날 목회자, 중직자로 세워지고 후대 운동을 하는 이들도 1997년부터 돈을 벌 기회를 찾아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들이었다.
2005년, 약 40여 명의 페루인들이 서울 도곡동 숙명여고 강당에서 예배를 드리던 임마누엘교회를 찾게 되었다. 당시 이들은 대다수가 이미 취업 비자 기간이 만료된 불법체류자들이었다.
동포들끼리 모임을 가지려 해도 장소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인 이들을 안타깝게 여겨, 교회는 이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처음 40여 명으로 시작했던 이들의 모임은 점차 80여 명까지 늘어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교회를 통해 복음을 듣게 되었다.
예배 속에서 은혜를 받던 페루 성도들은 전도운동을 위하여 결단을 내리게 되었고, 전도자를 위한 합숙훈련과 전도신학원, 선교사훈련원 등의 훈련 과정을 수년 동안 빠짐없이 참석했다.
그 결과, 2009년에는 한국에 와 있는 스페인어권 외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할 사명을 가지고 중직자로 임직을 받는 성도들이 나왔고, 일부는 한국의 신학교에 입학하여 신학 과정을 밟고 목회자로 세워지게 되었다.
2010년, 교회가 서울 송파구 장지동으로 이전하면서 이 모임은 중남미 국제교회로 확장되었고, 교회에는 스페인어 예배부가 생기게 되었다. 페루인을 보호해준 것에 대하여 주한 페루 대사가 감사장을 보내고, 예배에도 참여하게 된 것이 이때였다.
추방당하는 날이 파송받는 날 ... 하나님의 시간표
다수가 불법체류자였던 까닭에, 훈련을 받고 전도자로 성장한 성도들도 불법체류 단속기간 중 불심검문에 적발되어 강제출국을 당하거나, 자진신고를 한 후 스스로 출국하여 본국인 페루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동안 훈련받던 성도들에게, 이 사건은 모국을 살릴 하나님의 시간표가 성취되는 응답이었다.
페루 성도들이 강제출국을 당하게 될 때마다, 임마누엘교회는 파송식을 가지고 모든 교인들이 이들을 위하여 합심해서 기도했다. 파송자가 자리에 없는 채로 진행되는 선교사 파송식이었다.
그 결과 이들을 통한 페루 선교가 현지에서 활발하게 일어나게 되었다.
페루 곳곳으로 흩어진 성도들은 한국에서 훈련받은 대로 지역마다 말씀운동을 일으켰고, 임마누엘교회는 담임 황상배 목사를 중심으로 한 선교팀을 구성하여 이들 현장을 순회하며 말씀을 전하고, 사역자들을 현지에서 훈련시켰다.
그 결과 여러 지역에 교회가 세워졌다. 리마 일심교회(크리스티안 이달고 목사), 찬카이 렘넌트교회(루이스 로블레스 목사), 침보테 안디옥교회(헨리 코랄레스 목사), 푸칼파 다이루었다교회(젠센 로페즈 목사), 파차쿠텍 임마누엘교회(립니 라미레즈 전도사)와 여러 예비 교회들이 세워지게 된 것이다.
이들은 매주 인터넷으로 임마누엘교회의 예배에 참여하며 말씀을 들었고, 그 말씀을 그대로 페루 현장에 전달함으로써 구원의 역사가 확산되었다.
재입국의 목적이 바뀌다
불법체류자들은 출국 후 3년에서 5년 동안의 입국 불가 기간을 거치게 된다. 이 기간이 경과한 페루 사역자들이 다시 한국을 찾게 되었다. 처음에는 돈을 벌기 위해 입국했던 이들이 복음으로 인생이 변화되고 가치관이 바뀐 결과는 재입국의 목적의 변화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열리는 예장 개혁총회의 세계선교대회에 참여하고, 전도 훈련을 받기 위하여 입국하게 된 것이다. 임마누엘교회는 이들 목회자와 사역자들을 위해 선교관을 제공하여 수 주 동안 머물게 하면서 편의를 제공했고, 사역자를 보내어 집중적으로 훈련을 실시했다.
스페인어권 선교 후원회가 조직되어, 한국에서 훈련받은 이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도왔다. 교회와 한국 정부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하여 페루 성도들은 자발적으로 교회에 여권을 맡기고, 훈련을 마치고 출국하기 전날에 여권을 돌려받았다.
이후에는 한 사람도 이탈하지 않고 출국하게 되었다.
팬데믹이 계기가 된 페루 신학교 설립 ... 위기는 기회
COVID-19로 인한 팬데믹이 2020년 세계를 강타하면서, 매년 한국에서 훈련을 받아왔던 페루 성도들도 한국 입국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임마누엘교회와 대한예수교장로회(개혁) 총회는 기도 속에서 새로운 전략을 실행으로 옮겼다.
시공간 초월의 성령의 역사를 믿고 비대면으로 현지 제자들에게 신학 교육을 실시하기로 하고, 페루 렘넌트신학교를 설립한 것이다.
운영위원장은 늘좋은교회 김완식 목사가 맡았고, 나머지 직책은 한국과 페루에서 각 한 사람씩을 세워 사역을 감당하게 했다.
학교장은 황상배 목사와 헨리 코랄레스 목사, 교무과장은 김동훈 목사와 루이스 로블레스 목사가 세워졌고, 학생과장에는 임마누엘교회 스페인어 사역을 감당하는 세르히오롤단 목사(스페인)가 한국 업무를, 크리스티안 이달고 목사가 페루 업무를 맡게 되었다.
임마누엘교회 고진업 장로는 후원 이사장을 맡았고, 참사랑교회 정윤돈 목사, 임마누엘원주강원교회 차동호 목사, 언약교회 김상민 목사, 그루터기교회 김동오 목사가 후원이사로서 학교를 뒷받침했다.
4년의 학부 과정으로 시작된 신학교는 약 80여명의 신학생들이 계속 신학 교육을 받으며 개교회에서 부서를 맡아 헌신하고, 현장에서 전도운동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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