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국가보안법까지 나왔다…亞 첫 개막 '게이 게임' 뭐길래
성소수자(LGBTQ)들의 스포츠 축제인 ‘게이 게임’(Gay Games)이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홍콩에서 개막했지만, 국가보안법에 적용 가능성에 직면했다고 6일(현지시간) 미국 CNN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의 대표적인 친중(親中)파 의원인 주니우스 호 등 8명의 입법회 의원들은 최근 성명을 통해 “스포츠에 다양성과 포용성이라는 설탕 옷을 입히는 방식으로 포장된 서구의 이념에 반대한다”며 이번 행사를 비판했다.
이들은 또 “이 행사(게이 게임)는 외국의 권력이 홍콩 정부에 간섭하는 것을 막는 국가보안법에 위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친중파인 피터 슈 의원도 “어떻게 이런 행사가 홍콩에서 열렸는지 모르겠다. 일반적인 스포츠 행사를 넘어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CNN은 “친중파 의원들의 이런 발언은 시진핑 체제 하에서 중국의 성소수자 권리가 꾸준히 떨어지는 와중에 나온 것”이라며 “홍콩 정부에 이번 대회에 대한 견해를 물은 결과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홍콩에서 일어나는 어떤 활동도 홍콩의 법에 어긋나선 안 된다고만 답했다”고 전했다.
앞서 AFP통신은 “홍콩에서 성소수자 옹호의 목소리가 중국이 제정한 국가보안법 이후 부분적으로 지하로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지난 2020년 6월 시행된 홍콩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게이 게임 측은 “개회 첫날부터 법에 어긋난 행위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지난 1982년 시작된 게이 게임은 4년마다 열리는 성소수자들의 스포츠 축제다. 이번 대회는 홍콩과 멕시코 과달라하라가 함께 개최한다. 지난해 11월에 개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따라 1년 연기됐다. 아시아에서 열린 것은 이번 홍콩 대회가 처음이다.
다만 게이 게임의 참석자가 8000명 미만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던 것과 달리, 국가보안법 적용 우려가 발생한 홍콩에 더해 안전 문제가 논란이 된 과달라하라 지역의 참석률도 저조해 이번 대회는 참석자가 5000명이 되지 않는다.
프랑스 LGBT 스포츠연맹 부회장 헬렌 저메인은 “아시아의 첫 게이 게임은 멋지다”라면서도 “일부 프랑스 선수은 홍콩의 정치적 상황 탓에 이곳에 오고 싶어 하지 않아 했다”고 전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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