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 전 美재무 "연준 12월 동결…금리 한번 더 올릴 수도"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은 6일 “12월 미국 연방준비이사회(Fed·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한 번 더 인상할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이날 한국은행-세계은행(WB) 서울포럼을 계기로 진행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의 화상 대담에서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하고 경제가 꽤 견조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머스 전 장관은 12월 연준의 금리 동결에 대해 “그동안 금리를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시그널을 보인 만큼 금리에 변화를 주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12월 회의에서도 금리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속된 금리 동결에도 긴축 기조를 포기하기엔 이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한데 다 미국 경제가 견조하다는 점에서다.
그는 “미국 장기채 금리 상승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이 종결됐다고 보는 건 과장됐다”면서 “미국의 재정 적자가 오랫동안 높은 시장 이자율로 나타날 것”이라면서 한 번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봤다.
미국 경제 호조를 이유로 들며 서머스 전 장관은 “미국 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하다”면서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서는 긴축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앙은행은 극단적인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동 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경제 등이 가져오는 결과가 불확실하다”면서 “중앙은행은 극단적인 가능성이 대비해 정책에 여유를 남겨야 한다”고 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과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 관해선 “지난 40년 중 지금이 가장 지정학적으로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시장의 스트레스에 대해 테스트하고, 극단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너무 부정적인 ‘개별 사건’보단 긍정적인 ‘트렌드’를 더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경제 성장세에 관해선 “과거 몇 년 동안보다 상당히 느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하버드 경제학과 교수 및 총장을 비롯해 미국 재무부 장관과 오바마 정부 시절 국가 경제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이 총재와는 박사과정 지도교수로 연을 맺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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