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돌풍' 포스테코글루의 소신…"선수 영입, 내 목소리가 제일 커야 해"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영입 정책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희망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6일(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 영입에 있어 자신이 가장 큰 발언권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오는 7일 오전 5시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첼시와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개막 후 8승2무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토트넘(승점 26)은 첼시를 꺾고 선두 탈환에 도전한다. 한 경기 덜 치른 현재 선두 맨체스터 시티(승점27·9승2패)와의 승점 차는 1점이다.

토트넘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첼시전 연승을 노린다.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지난 시즌 후반기 리그 경기에서 토트넘이 2-0으로 승리했다. 토트넘은 2017/18시즌 후반기, 2018/19시즌 전반기 맞대결서 연승을 달린 후 한 번도 연승을 기록하지 못했다. 또 첼시전에서 승리할 경우 5년 만에 리그 5연승 기록도 달성한다.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로부터 이적시장에 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면서 눈길을 끌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 사령탑이 되기 전까지 유럽 5대리그에서 감독직을 해본 경험이 없어 그를 선임한 구단의 결정은 많은 의구심을 키웠다. 지난 시즌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에서 트로피 3개를 들어 올리며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셀틱은 스코틀랜드 내에서 돋보적이 강팀이기에 그가 거둔 성적은 크게 와닿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을 향한 의구심을 성적으로 지웠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8위로 마무리했던 토트넘은 현재 포스테코글루 감독 지도력 하에 돌풍을 일으키며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선두권 경쟁까지 펼치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모두가 예상 못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비결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는데, 이 중 하나로 바로 성공적인 영입을 꼽을 수 있다.

2023 여름 이적시장에서 토트넘은 총 7명의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골키퍼부터 공격수까지 거의 모든 포지션에 보강을 진행했다. 특히 굴리엘모 비카리오, 미키 판더펜, 제임스 매디슨은 합류하자마자 주전 자리를 꿰차면서 토트넘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2012년부터 토트넘 골문을 지켜온 위고 요리스 나이가 어느덧 37세가 되자 토트넘은 이탈리아 세리에A 엠폴리에서 뛰던 이탈리아 출신 비카리오를 대체자로 영입했다. 토트넘의 새로운 'No.1' 골키퍼가 된 비카리오는 높은 선방률과 뛰어난 패스 기술로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잉글랜드 미드필더 매디슨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리그 1라운드 브렌트퍼드전에서 2도움을 기록하며 화려한 데뷔전을 선보인 매디슨은 현재까지 리그 10경기에서 3골 5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 공격의 핵심 역할을 수행 중이다. 실력뿐만 아니라 뛰어난 리더십까지 갖춰 토트넘은 신입생임에도 매디슨을 로메로와 함께 주장 손흥민을 보좌할 부주장으로 선임했다.

네덜란드 수비수 판더펜도 토트넘에 합류하자마자 주전 수비수 자리를 꿰차면서 토트넘의 오랜 고민이던 불안한 수비력을 개선했다. 판더펜과 비카리오의 합류로 토트넘은 수비가 크게 향상돼 현재 10경기에서 9골만 내주면서 맨시티(8실점) 뒤를 이어 최소 실점 공동 2위에 올라와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셀틱 시절부터 뛰어난 안목을 가진 지도자로 널리 알려졌다. 그는 셀틱에 부임하기 전 일본 J리그 요코하마 F.마리노스를 이끌 때 눈여겨 본 일본 선수들을 셀틱으로 데려왔다. 이때 후루하시 교고, 하타테 레오, 마에다 다이젠 등은 현재 셀틱에서 주축 멤버로 활약 중이다.

특히 후루하시는 지난 시즌 리그 23골을 포함해 모든 대회에서 34골을 터트리며 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뛰어난 활약으로 프리미어리그 클럽과 이적설이 났었지만 셀틱과 재계약을 체결한 뒤 이번 시즌도 현재까지 7골을 터트리며 셀틱 공격을 이끌었다.

셀틱에 이어 토트넘에서도 연달아 선수 영입이 성공한 점에 대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난 내가 어디에 있든 간에 영입에 있어 내가 가장 큰 발언권을 갖고 있다는 걸 확신했다"라며 "모든 걸 다하지는 않지만 이는 내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셀틱, 요코하마, 호주 등 난 내가 있었던 곳에서 선수 몇 명을 영입했다"라며 "난 항상 그들이 영입되자마자 바로 영향을 미치는 선수인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래야 결과가 없어도 사람들은 '뭔가 만들어가고 있는 거 같다'라고 말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렇기에 우리가 올해 데려와야 했던 선수들은 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했다"라며 "내 관점에서 볼 때, 선수 영입은 내가 정말로 강력한 통제를 가져야 하는 부분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토트넘은 탕귀 은돔벨레, 히샤를리송, 다빈손 산체스 등 거액을 주고 영입한 선수들이 대다수 실패로 돌아가면서 좋지 못한 이적시장을 여러 차례 보냈다. 그렇기에 영입생 대다수가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으면서 향후 영입 과정 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권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추측된다.

사진=PA Wire, E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