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포배양식품협회 “친환경 배양육 시장 활성화해야”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꼽히는 ‘배양육’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식품위생법 한시적 기준 및 규격 인정 기준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배양육은 동물의 줄기세포를 대량으로 배양, 가공한 고기로 맛과 질감, 그리고 영양 성분이 고기와 비슷해 대체육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월 세포·미생물 배양 등 새로운 기술을 통해 얻은 것을 식품위생법의 ‘식품 등의 한시적 기준 및 규격 인정 기준’ 대상에 포함했다. 문제는 해당 기준이 배양육에 기존 식품과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것이다. 배양육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식품 원료로, 생물 공학적인 기초 연구 성과의 결과물로 만들어진다. 즉 연구 과정에서 만든 데이터를 제출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식약처는 미국 식품의약처(FDA)와 농무부(USDA), 싱가포르 식품청(SFA) 등에서 인증받은 배양육 안전성 가이드라인조차 “적합하지 않다”며 기준 현실화에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법안 제정이 공전을 거듭하면서 배양육 시장의 제도권 편입 시기도 최소 2~3년 미뤄졌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그러는 동안 미국, 싱가포르 등 경쟁국은 발 빠르게 대체육 시장을 선점해가고 있다.
USDA는 지난 6월 업사이드 푸드(Upside Foods) 및 잇 저스트(Eat Just)의 자회사인 굿 미트(Good Meat)의 세포 배양 닭고기에 대한 시판을 최종 승인했다. SFA는 2020년 세계 최초로 배양육 닭고기의 생산, 판매를 허용했다.
배양육은 기존 육류 생산 방식과 비교해 토양 오염 및 온실가스 배출이 현저하게 적고, 동물을 도축하지 않기 때문에 동물 복지 측면에서도 지지를 받고 있다.
글로벌 건설팅 업체 AT커니는 2040년까지 전 세계 육류 시장 60%를 배양육 및 식물성 고기 등의 대체육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궁무진한 가능성에도 행정적 장벽이 높다 보니 일부 기업은 국내 시장 철수까지 고려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해조류 기반 배양육에 도전한 ㈜씨위드는 앞서 미국으로 본사를 옮기거나, 외국 회사로 기술 이전을 고려하는 상황이라 밝힌 바 있고, ㈜다나그린은 이미 싱가포르에 자회사를 설립해 현지 판매 승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셀미트㈜는 미국 시장 승인을 노리기 위해 대단위 생산 공장을 지으려던 부지의 매입(1만 평 규모) 계획을 취소했다.
한국세포배양식품협회 관계자는 “배양육은 세계적으로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라며 “우리나라도 이런 글로벌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면서,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관련 허가 절차가 서둘러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양육은 인류의 다양한 난제를 해결할 미래 산업으로서 가치가 있다”며 “한국도 배양육 기술에 대한 투자 및 개발이 활발히 이뤄져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명수 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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