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억짜리 새 냉동 창고까지 필요"...정어리 급증에 비상 걸린 남해[르포]
젓갈 드럼통 1만개 꽉 채운 그 생선
남해에 멸치 대신 정어리가 급증함에 따라 어업인과 자치단체 등에 비상이 걸렸다. 젓갈업체는 정어리로 액젓 담그기에 나섰다. 권윤석(56) 해금강식품 대표는 “올해 멸치가 씨가 말랐다”며 “대신 정어리가 계속 늘고 있는데, 이걸 상품(액젓)으로 못 만들면 우린 정말 위기”라고 했다.
비축공간 부족…178억 새 냉동창고 추진
특히 경남도는 정어리 과잉 생산 등에 대비해 이를 비축할 냉동공장 설립도 추진 중이다. 일시적으로 정어리 어획량이 급증, 이를 냉동 저장할 시설이 부족해서다. 통영수협의 경우 지난 8월 냉동 보관능력(5836t)을 넘는 정어리 5974t을 위판했다고 한다.
도에 따르면 이 대책은 통영수협 제1·2·3냉동공장 중 1990년대 만들어 노후한 1공장을 철거, 새 냉동공장을 짓는 방안이다. 기존 1공장보다 저장량은 2350t→1800t으로 줄지만, 정어리를 영하 40도에서 급속 냉동하는 능력은 1일 87t→100t으로 늘어난다. 사업비는 178억원으로, 도는 국비 확보를 위해 국회와 해양수산부에 해당 사업비 지원을 건의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여름철엔 고수온 영향으로 양식장에서 사료양을 줄여 정어리 판매처는 줄어드는데 추석을 앞두고 다른 어종도 냉동해 팔아야 하니 수협에선 정어리를 적게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정어리 포함 다른 어종도 비축하려면 냉동 능력을 높인 수산물 보관 창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통조림·펫푸드·수출 ‘판로 개척’ 안간힘
정어리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베트남 등 수출 판로도 개척 중이다. 베트남 펫푸드 가공공장에 쓰인 정어릴 원료를 러시아가 아닌 국내산으로 대체하는 작업이다. 도 관계자는 “정어리 위판금액이 1㎏당 550원인데, 러시아에서 가져와 베트남으로 수출할 때 금액이 그 정도여서 경쟁력은 있다”며 “베트남까지 가는데 산패(酸敗)가 발생하는지 보고 있는데, 조만간 시험 수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올해 1~8월 전국 정어리 어획량은 2만2866t으로, 이 중 경남에서만 1만7991t이 잡혔다. 지난 한 해 전국 어획량(1만2030t)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정어리는 2006년만 해도 통계에 기록되지 않을 정도로 어획량이 미미했지만, 지난해부터 급증했다.
거제·통영·창원=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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