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파스타] '무버지'의 특급 멘탈케어 "우리 루카쿠는 섬세해요, 제가 잘 알죠"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주제 무리뉴 AS로마 감독은 로멜루 루카쿠를 다루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기분'이라는 걸 잘 이해하고 있다.
2023-2024 이탈리아 세리에A 11라운드 대부분이 진행된 가운데 인테르는 9승 1무 1패(승점 28)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인테르는 아탈란타 원정에서 하칸 찰하노을루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2위 유벤투스는 역시 만만찮은 피오렌티나 원정에서 유망주 파비오 미레티의 선제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둬 승점 2점차를 유지했다.
많은 부상자 때문에 어려운 시즌을 끌고 가는 로마는 앞선 인테르전에서 너무 무기력하게 패배해 비판 받았으나, 11라운드를 통해 다시 승리를 따냈다. 6일(한국시간) 레체를 상대한 홈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경기력 문제는 여전했다. 레체가 이번 시즌 좋은 흐름을 보여주며 경기 전 승점차가 단 1점에 불과할 정도로 팽팽한 상대였지만, 로마는 모처럼 스트라이커 루카쿠와 공격형 미드필더 파울로 디발라 조합을 정상 가동할 수 있었던데다 홈이었다. 그런데도 슛 횟수는 15회 대 15회로 팽팽했다. 무리뉴 감독의 전술이 무기력증에 빠졌다는 비판은 또 제기됐다.
팀을 수렁에 빠뜨렸다가 다시 건진 주인공이 루카쿠였다. 루카쿠는 경기 초반 디발라의 슛이 페데리코 바스키로토의 손을 스쳐 선언된 페널티킥을 넣지 못했다. 레체 상승세의 주역인 블라디미로 팔코네 골키퍼가 킥을 완벽하게 읽고 막아냈다. 이후로도 팔코네의 선방쇼로 로마는 수세에 몰렸다. 후반 27분 레체의 폰투스 알름크비스트가 선제골을 넣기까지 했다.
후반 추가시간 로마가 2골을 몰아치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조커로 투입된 이란 대표 스트라이커 사르다르 아즈문이 헤딩 동점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루카쿠가 문전에서 디발라의 패스를 받은 뒤 상대 수비를 몸싸움 및 발재간으로 이겨내고 왼발슛을 구석에 꽂아넣었다.
경기 후 루카쿠는 반쯤 쓰러져 얼굴을 감싸쥔 자세로 역적이 될 뻔했던 자의 중압감을 드러냈다.
경기 후 무리뉴 감독의 기자회견은 루카쿠를 어르고 달래는 데 초점이 있었다. 무리뉴 감독은 "루카쿠의 세리에A 첫 페널티킥 실패다. 하지만 내 선수로서는 첼시 시절 유러피언 슈퍼컵 실패도 있었기에 두 번째다. 페널티킥 실패는 키커로 나선 사람이기에 당하는 것이다. 디발라는 아직 키커로 나설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해 물러났다. 우린 루카쿠에게 온전한 신뢰를 줬다"고 말했다. 페널티킥 키커라는 짐을 견딘 자라는 걸 강조했다.
이어 "난 누구보다 루카쿠를 잘 안다. 그는 아주 감정적이고 섬세한 사람이다. 경기 초반 페널티킥을 놓쳤을 때 남은 시간 내내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막판 득점은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루카쿠는 꿀잠 자고 내일 웃으면서 일어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루카쿠는 기분파 선수다. 앞선 첼시 시절 토마스 투헬 당시 감독과 충돌한 뒤 내보내달라고 떼를 써서 결국 인테르밀란으로 임대됐고, 올여름 새 팀을 물색하다가 낙동강 오리알이 될 위기에서 겨우 로마로 임대됐다. 로마는 회장부터 감독까지 모두 나서 루카쿠 달래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보람이 있어 루카쿠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포함 12경기 9골로 순항 중이다.
무리뉴의 팀이 다소 답답한 경기 끝에 막판 득점으로 승리하는 건 인테르밀란을 지휘하던 시절부터 이어진 공식이다. 무리뉴의 팀은 추가시간에 통산 3실점만 내준 반면 26득점이나 기록했다. 경기 중 전술 변화, 선수들의 정신 무장에 능한 무리뉴 감독의 장점은 이번 시즌에도 그럭저럭 통하고 있다.
레체전을 겨우 따내면서, 결과적으로 로마는 최근 세리에A 5경기에서 4승 1패로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경기 후 순위가 7위에 불과하지만 디발라의 몸과 루카쿠의 마음만 건강하다면 더 끌어올릴 수 있다.
※ 김정용 기자가 연재하는 '오늘의 파스타'는 세리에A를 비롯한 이탈리아 축구 소식을 다룹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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