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친윤계에 전화해 결단"…친윤, 험지 출마 압박에 '묵묵부답'

인 "스스로 멋있는 행동하길"
재차 압박에도 아직 움직임 없어
김기현, 불출마 1호 선언하나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계 의원들을 겨냥해 불출마·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2호 혁신안'을 내놓았지만, 당사자들은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6일 정치권 따르면 인 위원장은 지난 3일 당 주류에 대한 불출마 선언 등 '정치적 권고'를 담은 혁신안을 발표한 뒤 대상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결단을 촉구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채널A 라디오에 출연해 "어제저녁에도 전화를 했다"며 "(대상자들에게) 결단 내리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포함해 권성동·장제원 의원 등 친윤계 의원들이 불출마 대상자로 거론된다. 이 위원장은 "그중에 한, 두 명만 결단을 내리면 따라오게 돼 있다"면서 "그분들이 여기서 이름을 얘기 안 하고 누구를 거명 안 하는 이유는 그분들이 알아서 스스로 멋있는 행동을 해야 돼(되기 때문)"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지난 5일 MBN 인터뷰에서도 "오늘도 촉구한다. 국민들이 기대를 가지고 기다리고 있다"며 "몇 분이라도 결단을 해 시작하면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다만 국민의힘에서는 아직 불출마 선언 등 혁신 요구를 이행한 현역 의원은 없다. 당 지도부도 현역 의원들에게 불출마를 강요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이날 열린 최고위에서 혁신위 2호 안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내용에 대해 최고위에서 논의한 사안은 없다"면서 "당은 전체적으로 혁신위 활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시는 점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기현 대표가 조만간 불출마 등을 선언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더 많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혁신을 위해 처절한 변화를 해야 한다"면서 "지도부도 솔선하여 혁신위 활동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는데, 김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당 안팎에선 친윤계의 결단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갑자기 지역구를 떠나라고 하면 지역구민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지 않나. 시간을 주고, 조금 더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