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유가, 분수령은 '확전'…"최악 땐 150달러 돌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한 달째에 접어든 가운데 국제유가가 '롤러코스터' 타듯 오르내리고 있다. 종잡을 수 없는 유가에 원유 도입단가·주유소 판매가격 같은 국내 지표도 출렁일 정도다. 산유국의 전쟁 개입 여부가 향후 유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6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5일 배럴당 84.07달러로 내려갔던 브렌트유 선물 가격(런던 ICE 거래소)은 위기가 고조되던 지난달 중순 92달러대로 치솟았다. 하지만 교착 상태가 이어진 이달 3일엔 전쟁 전 수준인 84.89달러로 다시 내려왔다. 국내 수입이 많은 두바이유의 현물 시세도 한 달 새 84달러→93달러→88달러 선으로 널뛰었다. 변수가 워낙 많다 보니 중동 사태 추이와 미국·중국 등 주요국 경기 지표에 따라 상승 또는 하락을 반복하는 식이다.
국내 기름값 추이도 엇갈리고 있다. 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이달 첫째 주까지 4주 연속 하락을 이어갔다. 지난달 초까진 L당 1800원에 육박했지만, 최근엔 1720원대까지 후퇴했다. 경유 판매가도 4주째 내림세다. 10월 첫째 주까지 13주 연속 가격이 치솟던 상황과는 정반대다. 9월 말 배럴당 100달러에 다가갔던 국제유가가 정점을 찍고 내려온 상황이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반면 원유 수입 부담은 늘어나는 모양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원유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0.1% 늘어난 80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국내로 들여온 원유의 도입단가는 배럴당 96.1달러로 9월(88.2달러)보다 9% 뛰었다. 여름 이후 유가 그래프가 우상향한 게 여전히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원유 수입 물량은 장기·현물이 대략 절반씩인데 둘 다 국제유가를 일부 반영해 단가가 결정되는 식이다. 유가가 계속 불안한 탓에 도입단가도 함께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유 수입가가 고공행진하면 석 달째 3%대 상승률을 찍은 국내 물가, 5개월 연속 흑자를 낸 무역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변동성이 커진 유가의 최대 관건은 중동 사태 확대 여부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진입 등 지상전을 본격화해도 양국 중심으로 전황이 이어지면 유가가 큰 변동 없이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국제유가가 오른 건 실제 전쟁 영향보다 두려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면서 "전황이 확산하지 않으면 원유 가격이 전쟁 전 수준에서 안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상전을 계기로 이란 등이 본격 개입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원유 추가 감산 등이 현실화하면 100달러 돌파는 시간문제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자발적 감산 방침을 연말까지 풀지 않을 거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세계은행은 최악의 경우 유가가 15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이란이 전쟁에 간접적으로만 참여해도 유가는 금방 치솟을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원유·가스의 중동 의존도가 매우 큰 만큼 더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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