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51㎞' 강풍에 경차도 추락…일주일새 여름이 겨울 됐다

천권필 2023. 11. 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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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을 동반한 가을 폭우가 내린 6일 오전 서울 중랑구의 거리에서 시민들이 강한 바람에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시스

일주일 사이에 여름에서 겨울로 계절이 뒤바뀐다. 북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찬바람 탓이다. 7일 서울의 아침 체감온도가 영하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고되면서 중부지방에는 올가을 첫 한파특보가 발령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6일 오후부터 북서쪽에서 찬 바람이 강하게 유입되면서 7일 전국의 아침 기온은 전날보다 10도 이상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경우 올가을 들어 가장 낮은 3도까지 내려가겠고, 체감온도는 영하 1도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낮에도 10도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2일만 해도 낮 기온이 25.9도까지 오르면서 반팔 옷을 입을 정도로 초여름 더위가 나타났지만, 불과 닷새 만에 패딩이 필요한 초겨울 추위가 찾아온 셈이다. 강원 태백과 대관령은 체감온도가 각각 -7도와 -9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기상청은 서울 북부 등 중부 지방에 6일 밤 9시를 기준으로 한파특보를 발령했다. 한파특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떨어져 피해가 예상될 때 발령된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서 경기 북동부와 강원 내륙·산지, 경북 북동 내륙·산지에는 눈이 내려 쌓이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강풍이 체감온도 4도 더 낮춰


박경민 기자
이번 추위가 더 혹독한 건 강한 바람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전국에 많은 비를 뿌린 저기압이 지나고 찬 대륙 고기압이 한반도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강한 기압경도력(기압차에 의해 생기는 힘)이 발생해 강풍을 유발한 것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저기압이 빠져나가고 고기압이 들어오는데 우리나라 위에서 기단 간의 간격이 좁아지기 때문에 그 사이로 북풍이 강하게 불면서 찬 공기가 다 끌려 내려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아침 체감온도가 실제 기온보다 4도나 낮은 것도 바람 탓이 크다. 체감온도는 실제 더위나 추위를 느끼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를 말한다. 여름철과 겨울철에 따라 체감온도를 산정하는 공식이 다른데 여름철 더위는 습도가, 겨울철 추위는 바람이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바람이 강하게 불수록 추위를 더 심하게 느끼게 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기온이 10도일 때 바람이 초속 5m로 분다면 체감온도는 8도이지만 바람이 초속 15m로 강해지면 체감온도는 5도까지 떨어진다.


강풍 피해 속출…“낙하물 주의”


강풍이 휘몰아친 6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굴다리 지하차도 인근에 주차된 차량 위로 근처 주택 지붕 구조물이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6일 강원 미시령에는 시속 151.9㎞에 이르는 태풍급 강풍이 불었고,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는 강풍 특보가 발령됐다. 강한 비바람으로 인한 피해도 속출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굴다리 지하차도 인근에서는 건물 패널이 강풍으로 인해 떨어져 차량 한 대가 파손됐고, 강원 강릉의 한 아파트에서는 경차 한 대가 바람에 밀려 언덕 아래로 추락하기도 했다. 항공과 선박 운항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6일 강릉 초당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경차 1대가 2m 정도 높이의 언덕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났다. 강릉소방서 제공

기상청은 “7일 오전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바람이 순간풍속 시속 70~90㎞(20~25m/s), 산지는 110㎞(30m/s) 이상으로 매우 강하게 불겠다”며 “시설물 파손과 간판, 나뭇가지 등 낙하물에 의한 2차 피해가 우려되니 보행자 안전 및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추위는 반짝 추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아침까지 추위가 이어지다가 낮부터 기온이 점차 오르면서 평년 기온을 회복할 전망이다. 우 통보관은 “아침에는 기온이 급감하기 때문에 외출할 때 여러 옷을 겹쳐 입는 등 보온에 신경 쓰고, 급격한 기온 변화로 인한 면역력 저하 등 건강 관리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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