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떠나는데...외인 이탈 부작용 없을까 [공매도 금지 파장③]
숏커버링 물량으로 단기 수급 긍정적 영향 전망
증시 불확실성 여전…중장기적 추가 이탈 가능성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시행되면서 주요 수급 주체인 외국인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최근 하락장에서 외국인들이 증시 이탈이 강해져 온 터라 향후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1조631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5935억원을, 코스닥 시장에서 469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피지수(종가 2502.37)가 5%대 상승률(5.66%·134.03포인트)로 2400선과 2500선을 잇따라 회복했고 코스닥지수(839.45)도 7%대 상승률(7.34%·57.40포인트)을 기록하는 등 공매도 금지 조치 첫날 이뤄진 상승장을 주도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다시 주식을 사서 주식을 빌린 곳에 갚는 투자 방식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판 뒤 실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주식을 상환해 차익을 내는 투자 기법으로 당국은 최근 무차입 공매도 등 불법 행위가 만연해 있다고 보고 이를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외국인의 매수세 전환이 공매도 금지 영향으로 인한 주가 상승과 이에 따른 매수세 유입인지 판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하지만 공매도 금지 조치로 외국인 투자자가 숏커버링(환매수)에 어느 정도 나설 지가 관심사였다는 점에서 이날 매수세 전환은 주목되는 지점이다.
증권가에서는 일단 단기적으로는 국내 증시 반등 효과로 기존 공매도 물량의 숏커버링이 발생해 단기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그동안 공매도 거래 비중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시장의 차입 공매도 잔액은 11조4000억원 수준으로 연초 잔액인 9조4000억원 대비 2조원 가량 증가한 상황으로 지난 5월에 숏커버링 발생 당시 차입 공매도 잔액이 연초 수준까지 하락했던 적이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코스피 시장 차입 공매도 누적 거래대금의 70%이상을 기록한 공매도 주체는 외국인 투자자”라며 “공매도 잔고가 줄어들고 외국인 투자자 숏커버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단기적 관점에서 숏커버링으로 인한 주가 상승폭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숏커버링 효과로 공매도의 선행 지표라고 할 수 있는 대차거래 규모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빌리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무차입 공매도가 금지돼 있어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재매입해 갚는 공매도를 위해서는 대차거래가 필수다.
대차거래는 주식 차입 외에도 상장지수펀드(ETF) 설정과 환매 등을 위한 주식 대여나 결제 목적의 증권 차입 등 다양한 목적으로 시행되기는 하지만 공매도 금지로 차입 목적의 대차거래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치로 단기적으로는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 자금 이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증권이 지난 2023년 3월 공매도 금지 이후에 대한 영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 기간인 2020년 3월 16일∼6월 12일 동안 개인 투자자는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순매도했다.
삼성증권은 보고서에서 “일반적으로 공매도의 주요 주체로 외국인 투자자를 지목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에게서는 공매도 금지 기간 공매도의 숏커버링 흔적보다 국내 주식에 대한 지속적인 매도 압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오히려 개인 투자자의 공세적인 주식 매수가 코로나19 사태에서 국내 주식 시장의 반등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이 떄문에 하락장에서 가뜩이나 강해진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를 계기로 더욱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최근 한 달간(10.4~11.3·22거래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3조48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 9월부터는 5조원(5조3311억)이 넘고 8월까지 기간을 확대하면 6조원(6조853억원)이 넘는 금액의 주식을 팔아치웠는데 시간이 갈수록 매도세가 강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주가 반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증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어서 중장기적으로 보면 공매도 금지 조치 효과가 무색하게 지수 하락도 가능해 추가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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