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떠나는 순자산 200조원 베이조스…결국 '세금' 때문이었나

자본이득세, 부유세 검토 등 세 부담 증가
순자산 210조 베이조스…"영향 있었을 것"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59)가 거주지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이주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순자산 200조원이 넘는 그가 세율이 낮은 도시를 물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금융 매체 '포천'은 5일(현지시간) 베이조스의 이주 이유에는 '세금'이 있다면서 "그의 플로리다행이 세금 제도에 대한 열띤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라고 보도했다.

포천에 따르면 베이조스의 순자산은 1620억달러(약 210조원)로 추정된다. 현재 베이조스의 거주지인 워싱턴주는 지난해 25만달러(약 3억3000만원)가 넘는 자본 이득에 대해 7%의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했다. 하지만 플로리다에는 자본이득세가 없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29년 만에 워싱턴주 시애틀을 떠나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이사할 예정인 가운데, 갈수록 증가하는 워싱턴주의 세금 문제가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미지출처=AFP 연합뉴스]

앞서 워싱턴주 공화당 의원들은 해당 세금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3월 법원에서 최종 패소하면서 세금은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두 지역은 상속세 격차도 크다. 워싱턴주는 219만달러(약 29억원)가 넘는 자산에 10~20%를 세금으로 부과한다. 반면 플로리다에는 상속세가 없다.

또 워싱턴주는 억만장자에 대해 1%의 부유세를 부과하는 법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일부 전문가들은 갈수록 커지는 세 부담을 베이조스의 이주 원인으로 지목했다.

칼럼니스트 조너선 레빈은 미 '블룸버그'에 기고한 글에서 "베이조스는 수년간 수십억달러의 아마존 주식을 매각해 왔다"라며 "베이조스가 세금에 대해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베이조스는 지난 3일 자신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마이애미 이주 소식을 처음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그는 과거 어린 시절엔 마이애미에서 거주했고, 또 자신이 설립한 우주 발사체 기업인 '블루 오리진'과 더 가까운 지역에서 거주하기 위해 이주 방안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베이조스는 29년 만에 시애틀을 떠나게 됐다. 특히 시애틀은 그에게 부와 명성을 가져다준 아마존이 뿌리내린 곳이기에, 베이조스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