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펜트라, 이미 미국 내 큰 관심…시장 빠르게 확보할 것"
'3년 내 매출 3조' 기대 FDA 승인 신약
"의사·환자 모두 기대 큰 상황"
"PBM 등재, 시점보다 '내실'이 중요"
"짐펜트라는 미국 염증성 장 질환(IBD) 시장에 새로운 흐름을 이끌 신약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토마스 누스비켈(Thomas Nusbickel) 셀트리온헬스케어 미국 법인(셀트리온 USA) 최고상업책임자(CCO)는 6일 아시아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짐펜트라(성분명 인플릭시맙)'에 대해 "치료 효능은 물론 편의성이 개선된 강점을 바탕으로 더 많은 미국 내 환자들의 삶의 질을 변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치료제가 될 것"이라며 높은 기대를 걸었다. 지난 2월 취임한 누스비켈 CCO가 한국 언론과 공식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짐펜트라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3년 내 매출 3조원'을 자신하는 등 '신약 개발 기업' 통합 셀트리온의 선봉에 서 있는 약물이다. 2030년에는 무려 5조원의 글로벌 매출을 제시한 가운데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미국 출시는 그 여정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짐펜트라는 지난달 20일 국산 바이오의약품 중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으로 승인을 받았다. 크론병(CD), 궤양성 대장염(UC) 등 IBD를 포함한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쓰인다. 주성분인 인플릭시맙은 1998년 최초의 종양괴사인자(TNF)-α 억제제로 승인됐다. 이후 25년간 다양한 TNF-α 억제제가 나왔지만 인플릭시맙은 장기 유효성 및 안전성을 기반으로 여전히 미국 IBD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투약 편의성이 높은 피하주사(SC) 제형이 개발되지 못하고 계속 초기의 정맥주사(IV) 형태로 치료가 이뤄지고 있어 제형 변경에 대한 요구가 높기도 했다.
오리지널 개발사도 하지 못한 인플릭시맙 SC제형 개발에 성공한 셀트리온그룹의 짐펜트라가 높은 기대를 받는 이유다. 짐펜트라는 성분을 새롭게 개발한 게 아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임에도 FDA에서 제형 변경의 가능성을 높이 사 먼저 신약 허가 신청을 권유하기도 했다. 누스비켈 CCO는 "인플릭시맙은 20년 이상 검증된 유효성·안전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IBD 치료제 시장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짐펜트라는 SC제형으로 투약 편의성이라는 경쟁력까지 더해져 환자들의 높은 선호에 기반해 시장을 빠르게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누스비켈 CCO는 현지 의사·환자 모두 짐펜트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짐펜트라 스위칭에 대한 문의가 시작되고 있다"며 "위장(gastro) 의사 협회에서 협업을 먼저 제안하는가 하면 학회 등에서 큰 관심과 호응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IBD의 대가로 꼽히는 스테판 하나우어(Stephen B. Hanauer) 미국 노스웨스턴대 페인버그 의대 교수도 "짐펜트라는 편의성은 물론 데이터 적으로도 임상적 관해, 내시경적 반응률 등 약동학(PK) 측면이 높았다"며 "혈중 약물 농도 역시 지속해서 유지돼 환자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전했다는 설명이다. IBD는 치료 효과 유지를 위해서는 적정 약물 농도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IV는 투약 주기가 8주로 길어 재투약 직전 약물 농도는 적정치를 밑돌 우려가 컸지만 SC는 2주마다 투여하기 때문에 안정적 농도 유지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환자들 역시 상당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주요 IBD 환우회인 크론병·궤양성 대장염 재단(CCF)의 마이클 오쏘 회장 역시 "IBD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부담감이 상당하다"며 "짐펜트라를 통해 IBD 환자들의 치료 옵션이 늘고, 집에서 자가 투여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발전"이라고 전했다. 짐펜트라는 치료 효과 외에도 의료 시스템과 사회·경제적인 부담을 줄이는 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누스비켈 CCO는 "의료진의 진료 부담이 완화돼 효율적 환자 관리가 가능해지는 등 의료 자원의 효과적 분배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유럽에서는 '램시마SC'를 통한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 등 관련 비용의 감소 효과가 상당하다는 논문이 다수 출간되기도 했다.
셀트리온USA는 짐펜트라 출시를 계기로 적극적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다. 여러 학회에 참가해 제품 경쟁력을 알리고, 환자 지원 프로그램, 교육 지원 등 다양한 접근을 시도할 계획이다. 누스비켈 CCO는 "보험사 등 지불자(payor)들도 처방집 등재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다수의 처방집에 짐펜트라가 신속히 등재될 수 있도록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플라이마'의 미국 진출 과정에서 불거졌던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공략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누스비켈 CCO는 "조급함을 느끼지는 않고 있다"며 "PBM 등재 시점보다는 채널이 갖는 의미, 처방집 내 선호 의약품 등재 여부, 세부적인 계약 체결 내용 등 '내실 있는 등재'가 더 중요하다"며 짐펜트라 역시 착실하게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전했다.
짐펜트라·유플라이마처럼 SC제형으로 자가 투여하는 약은 특성상 유통·판매를 위해서는 PBM에서 보험사를 대행해 선정한 처방집에 약품이 등재돼야 한다. 유플라이마는 진출 초기 처방집 등재가 늦어지며 우려를 낳았지만 이를 딛고 옵텀(Optum), 벤테그라 등 주요 PBM에 선호 의약품으로 등재된 상태다. 누스비켈 CCO는 "PBM 성과의 핵심은 처방집 등재 여부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처방·환급이 가능한 선호 의약품으로 등재되는 것"이라며 "유플라이마가 더 많은 처방집에 선호 의약품으로 등재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누스비켈 CCO는 지난 2월 셀트리온USA에 합류 후 가장 중요하게 진행해온 지점으로 "상업 역량 강화"를 꼽았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직판 체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전문가들을 대거 영업하며 역량 강화에 신경 써왔다"며 "보험사, PBM, 전문약국 등 주요 지불자들과 소통을 늘려 통합 셀트리온이 톱티어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셀트리온그룹 합병을 통한 역량 강화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합병이 되면 본사의 업무가 의약품 개발·생산·허가까지 확대되고 일원화되는 만큼 차별화한 전략 수립이 가능해져 커머셜 활동에 유리할 것"이라며 "다만 미국 법인 조직 구성에는 변화가 없는 만큼 기존 업무를 변함없이 수행하면서도 합병을 통한 긍정적 효과는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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