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적자’ KCC, 조선업 초호황 올라탄다

배창학 기자 2023. 11. 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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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배창학 기자]
<앵커> KCC는 건축자재와 페인트로 잘 알려진 기업이죠.

주력인 실리콘 사업의 부진과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상반기 실적이 크게 악화됐는데

조선업 초호황으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고 합니다.

배창학 기자 나왔습니다. KCC의 주력이 실리콘 사업인데, 상황이 어느 정도로 안 좋은 것입니까?

<기자> KCC는 크게 실리콘과 건자재, 페인트 부문 세 가지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KCC의 전체 매출 가운데 절반 이상 차지하는 사업이 바로 실리콘입니다.

실리콘 사업이 상반기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실적을 까먹는 미운 오리가 된 것입니다.

2분기 실리콘 사업 매출액은 약 7,6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약 9,300억 원 대비 22% 가까이 줄었습니다. 영업이익은 -160억 원으로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증권가는 3분기 실리콘 사업 매출 감소와 영업익 적자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특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세계 경제 침체 여파와 실리콘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실리콘을 대량으로 공급한 탓에 제품 가격이 폭락하며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이러한 가운데 올해 들어 도료 사업이 실적 방어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네요.

이유가 무엇입니까?

<기자> 10여 년 만에 찾아온 조선업 슈퍼사이클 덕분인데요.

선박용 페인트 수요 급증이 도료 사업 호조를 이끌었습니다.

2분기 도료 사업 영업이익률은 11%로 6년 만 최대치였고, 영업익은 약 4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0% 넘게 증가했습니다.

증권가 실적 추정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KCC의 도료 부문 매출은 약 1조 2,500억 원, 영업익 약 1,200억 원입니다.

작년 동기간 대비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130% 넘게 늘어난 것입니다.

조선업계 수주 호황으로 선박 폐인트 업계가 동반 성장한 것입니다.

또 선박은 5년마다 다시 페인트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실적 호조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조선업 초호황에 따른 수혜 대상 기업이 여럿 있을텐데요.

KCC만의 경쟁력이 있는 건가요?

<기자> 국내 도료 시장 규모가 4조 원 규모인데요.

KCC가 시장 점유율 35~40%로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노루와 삼화페인트가 뒤를 잇고 있고요.

KCC는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와 함께 글로벌 조선사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데요.

KCC의 선박용 도료 생산 공장이 울산에 위치해 있어 국내 조선소들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으로 물류비와 유통비 부담이 적습니다.

경쟁업체인 노루와 삼화페인트는 주로 외국 도료 업체의 기술을 바탕으로 위탁 생산을 하지만,

KCC는 연구, 개발, 양산, 판매를 아우르는 풀 밸류체인을 구축한 가운데 자제품을 만드는 만큼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입니다.

신사업 역시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환경 규제가 까다로워지자 친환경 사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페인트는 석유 화학 물질을 원료로 하여 환경 오염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데, KCC가 이에 대응해서 자연 친화적인 신소재 페인트를 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도료와 함께 실리콘이 잘 되어야 할텐데요.

어떻게 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증권가에서는 이르면 4분기 중 실리콘 사업이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KCC가 실리콘 원가 부담을 덜기 위해 공급처를 바꾸고, 높은 원가의 물량 판매량을 줄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9년 인수한 미국 실리콘사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스(MPM)’가 내년도 미국 상장 준비 중에 있어 상장 시 반등에 탄력을 더할 예정입니다.

도료 사업은 앞서 말씀 드린 것 처럼 조선업 초호황기 '트리클 다운' 즉 낙수 효과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배창학 기자 baechangha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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