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원 바디로션인데, 1+1이 2만6000원?…쇼핑몰 검은 수법
온라인 쇼핑몰에서 여전히 '다크패턴'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크패턴은 소비자의 착각이나 실수, 비합리적인 지출 등을 유도할 의도로 설계된 온라인 화면 배치를 말한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4∼8월 국내 38개 온라인 쇼핑몰의 76개 웹사이트·모바일앱을 실태조사했다. 그 결과 429건의 다크패턴 사례를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쇼핑몰당 평균 11.3건꼴이다.
가장 흔하게 쓰인 유형은 '다른 소비자의 구매 알림'(71개), '감정적 언어 사용'(66개), '구매 시간 제한 알림'(57개) 등이었다. 심리적으로 구매를 압박하는 유형이다.
실제 소비자 피해를 유발할 우려가 큰 다크패턴은 188개로 확인됐다. 가격이 높은 상품이 미리 선택된 '특정옵션 사전선택'이 37개, 구매 선택 단계에서 최소 또는 최대 구매 수량을 노출해 혼란을 주는 '숨겨진 정보'가 34개 등이었다.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인했으나 실제로는 해당 제품이 없는 '유인 판매'(22개), 소비자가 구매하려는 상품이 아닌 다른 상품의 후기를 표시한 '거짓 추천'(20개), 할인 정보를 거짓으로 표시해 구매를 유도하는 '거짓 할인'(15개) 등의 사례도 다수 있었다. 거짓 할인의 경우 1개 9410원짜리 바디로션을 '1+1'으로 2만6820원에 판매한다고 표기한 사례가 확인됐다.
이 중 특정옵션 사전선택 등과 같은 유형은 현행법으로 규율할 수 없어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가 거래 조건을 쉽게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화면을 구성하고 자체적인 상시 모니터링 등을 권고할 예정이다.
소비자에게는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할 때 상품 정보 표시 내용과 결제 전 주의사항 등을 꼼꼼하게 살핀 후 구매할 것을 당부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7월 온라인 다크패턴을 편취·오도·방해·압박형 등 4개 범주 19개 유형으로 구분해 제시했다. 또 각 유형에 대한 설명과 사업자·소비자 유의 사항을 담은 '자율 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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