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지천명' 대덕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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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과학기술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한 대덕연구개발특구가 50주년을 맞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대덕을 방문해 50년을 축하한 것은 대덕이 지닌 의미가 남다름을 보여준다.
'지천명'의 시간을 보낸 대덕은 다가올 미래 50년 동안도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의 중심지 역할을 지속해야 한다.
대덕에 무엇이 부족한지를 이 전문가는 뼈저리게 체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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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과학기술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한 대덕연구개발특구가 50주년을 맞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대덕을 방문해 50년을 축하한 것은 대덕이 지닌 의미가 남다름을 보여준다. ‘지천명’의 시간을 보낸 대덕은 다가올 미래 50년 동안도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의 중심지 역할을 지속해야 한다.
현실은 냉엄하다. 당장 비교되는 게 대만의 신주과학단지다. 신주과학단지는 대덕보다 늦은 1980년부터 시작됐다. 불혹을 조금 넘긴 신주과학단지의 위상은 전 세계에서도 손꼽힐 정도다. 지금 신주과학단지의 산학클러스터로서의 위상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버금간다. 실리콘밸리에 반도체 기업은 사라졌지만 신주과학단지에는 TSMC, UMC, 미디어텍 등 거대 반도체 기업들이 자리 잡았다.
신주과학단지의 성과는 산학협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대덕에 비해 우위에 있는 요인이다. 국민대 중국인문사회연구소 문익준 교수는 2009년 작성한 ‘대만의 신주과학단지 혁신요인 분석 및 중국의 영향’ 자료에서 신주과학단지의 성공 요인을 네가지로 꼽았다. 먼저 대만 정부의 정책이다. 둘째 정부출연연구소인 공업기술연구원(ITRI, Industrial Technology Research Institute)이다. 여기까지는 우리 대덕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세 번째와 네 번째에서 상황이 달라진다. 문 교수는 신주과학단지의 성공 요인으로 국립칭화대학교, 국립양명교통대학교를 지목했다. 두 대학교는 신주시에 자리 잡고 있다. 마지막 요인은 산학연계가 가능한 기업의 존재 여부다. 신주과학단지에 소재한 연구소와 기업들은 학생들에게는 강의실의 연장이면서 기업에는 신제품 개발의 터전이다. 학교 연구소 기업으로 이어지는 고리가 단단히 자리 잡으면서 연구단지의 성장을 촉진한다.
과거 신주과학단지를 경험했고 대덕단지에서 근무 중인 한 반도체 전문가는 신주과학단지의 학교와 연구소, 기업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추격이 쉽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학생들이나 정부출연연구소의 연구원들이 민간기업과 쉽게 교류할 수 있는 물리적인 기반이 마련돼있어 학문과 산업 모두 동반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덕에 무엇이 부족한지를 이 전문가는 뼈저리게 체험한 것이다. 단지내에 위치한 기업들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해 대만 경제를 이끈다.
과학 클러스터 육성 경쟁은 중국으로 번졌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3월 중앙과학기술위원회를 신설, 시진핑 국가주석이 핵심기술 개발을 직접 다루도록 했다. 시 주석은 미·중 간의 기술 갈등이 본격화한 후 과학기술 자립과 핵심기술 확보를 강조 중이다. 대만은 물론 중국까지 원천과학 기술 개발을 강조하면서 동북아 지역의 기술 경쟁은 거세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덕 50주년 축사에서 연구개발비 축소를 되돌려 오히려 증액의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연구개발비를 제자리로 돌려놓더라도 우리 과학계는 이미 수개월의 시간을 소요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무엇이 문제였고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를 더욱 까다롭게 파악하고, 정해진 지원에 대해서는 책임 있게 지원해 한국 과학의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 그것이 이번 연구비 삭감 논란이 남긴 과제다.
백종민 오피니언 부장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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