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락 소리, 누룽지 냄새... 황홀했던 황금 갈대숲

김은진 2023. 11. 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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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11월 초 5일간 무료개방을 했다.

바람 따라 일렁이는 순천만 갈대의 물결은 장관이었다.

호젓한 순천만의 갈대밭에서는 처음에는 태양빛을 가득 담은 건초 냄새가 났다.

지난 4일과 5일은 순천만 갈대축제가 열려 다양한 체험행사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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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인 순천만갈대군락, 출렁이는 갈대들 보자 탄성이 흘러나왔다

[김은진 기자]

 
▲ 4일 순천만습지 '가만히 들어주기'라는 주제로 열린 갈대 축제에서 갈대를 보고 소리를 듣는 사람들
ⓒ 김은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11월 초 5일간 무료개방을 했다. 덕분에 국제정원박람회에 들려 다양한 꽃들을 둘러보았다. 국가정원의 명물인 꿈의 다리도 걸어보았다. 길이가 175m인 꿈의 다리는 물 위의 박물관으로 원색의 색감이 예뻤다. 
세계 16개국의 14만여 명의 어린이들의 꿈을 담은 그림이 전시된 공간이다. 강익중작가는 아이들에게 꿈을 그려 달라고 빈 타일을 보냈고 다시 받은 타일로 작품을 만들었다. 푸른 동심과 미래에 대한 기대가 벽면을 채우고 있었다. 6일부터 휴장하여 산책로와 다양한 꽃들은 아쉽지만, 내년 봄에 다시 볼 수 있다. 
 
▲ 꿈의 다리 순천만 국가정원에 있는 꿈의 다리는 전세계 어린이들의 꿈이 타일에 그려져 있다.
ⓒ 김은진
박람회장에서 차로 십여분을 가거나, 모노레일 스카이큐브를 통하면 순천만 갈대습지에 도착할 수 있다. 지난 4일, 숙소를 갈대습지 근처로 잡고 천천히 걸어갔다. 갈대군락지는 해룡천과 동천하류에서 순천만까지 이어져 있었다.

오후 4시경, 습지에 도착했다. 넓은 염습지가 발달해서인지 갈대가 붉은 듯했다. 오후의 비스듬한 햇살이 비추자 짙은 노란빛이 금빛으로 변했다. 작은 초파리나 날벌레들이 눈에 들어갈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없었다. 공기도 맑고 산책하기 쾌적했다. 이곳은 저어새, 알락꼬리마도요 등 멸종위기 물새종들의 서식지이며, 특히 전 세계 흑두루미 생존 개체수의 50% 이상을 부양한다.

4일과 5일은 갈대축제기간이어서 예외적으로 관람료가 무료였다. 찾아오는 사람들이 철새처럼 줄지어 습지탐방로로 향했다. 얕은 산자락 밑에 약 40만 평의 갈대습지가 눈 앞에 펼쳐지자 모두들 탄성을 자아냈다.
 
▲ 4일, 순천만습지를 찾은 관광객들  11월4일과 5일은 갈대축제 기간이었고 약 40만평의 습지는 해룡천과 동천변에 형성되어 순천만까지 뻗어져 있다.
ⓒ 김은진
   
갈대의 가을 연주 들어보신 적 있나요 

바람 따라 일렁이는 순천만 갈대의 물결은 장관이었다. 비스듬히 비추는 가을햇살은 자잘하게 매달린 갈대 씨앗 사이를 파고들어 불꽃처럼 번졌다. 사르락사르락 갈대의 연주에 내 마음속 마라카스 악기도 촤라락촤라락 박자를 맞추었다.

호젓한 순천만의 갈대밭에서는 처음에는 태양빛을 가득 담은 건초 냄새가 났다. 시간이 지나자 끓여 놓은 누룽지 냄새 같기도 하였고 한낮에 잘 말려진 이불에서 맡았던 냄새가 나기도 하였다.

긴 탐방로를 거닐며 마주한 풍요로운 황금빛 갈대에서 간간히 은빛이 물결이 이는 단조로운 변화가 어쩐지 쓸쓸한 느낌이 들었다. 갈대숲과 농도를 맞추기 위해서인지 마음속에 달라붙어 있던 묵은 감정도 스르르 녹아내렸다. 덕분에 갈대숲에서 나올때는 맑은 웃음이 번졌다.
 
▲ 5일 아침햇살에 빛나는 갈대 아침 일찍 온 비로 더 선명하게 빛나는 순천만 갈대
ⓒ 김은진
 
다양한 철새와 칠게 

순천만 갈대군락은 크기가 약 40만 평으로 국내 최대 규모이다. 

지난 4일과 5일은 순천만 갈대축제가 열려 다양한 체험행사를 하고 있었다. '가만히 들어주기'라는 주제로 순천만갈대습지, 거차포구, 와룡마을까지 3곳에서 열렸다. 예년에 비해 날씨가 따뜻하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인지, 다른 철새는 보이지 않고 오리떼만 보였다. 더 쌀쌀해지면 도요새와 저어새와 흑두루미를 보러 다시 찾아와야겠다.

한편, 습지 곳곳에는 칠게가 있었다. 아쉽게도 짱뚱어는 볼 수 없었지만 돌아오는 길에 귀엽고 맛있는 짱뚱어빵을 살 수 있었다. 겨울이 성큼 오기전에 깊어가는 가을 순천만에서 마무리해 보시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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