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업이라니…불운했을 뿐, 페디는 최선을 다했다

최원영 기자 2023. 11. 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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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불운이 따랐을 뿐이다.

NC 다이노스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퇴장했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뒤 5위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승, 3위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3승을 수확하며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 진출했다. 시즌 2위 KT 위즈에 먼저 2승을 거두며 기선제압했다. 포스트시즌 6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이후 3연패로 리버스 스윕을 당했다.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로 나아가는 데 실패했다.

외인 선발투수 에릭 페디가 도마 위에 올랐다. 태업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졌다. 비판의 화살이 쏟아졌다.

페디는 올해 정규시즌 30경기 180⅓이닝서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으로 포효했다. 209탈삼진을 얹어 '20승-200탈삼진'을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5번째 대기록이다. 1986년 선동열(24승-214탈삼진·해태) 이후 37년 만이며 외인으로는 최초다. 더불어 리그 평균자책점, 승리, 탈삼진 1위로 3관왕에 올랐다. 포스트시즌을 향한 기대감이 커졌다.

변수가 생겼다. 지난달 16일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전 도중 타구에 오른쪽 팔을 맞았다. 결국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엔 합류했지만 실제 등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강인권 NC 감독은 3차전에 무조건 내보낼 것이라 했지만 2차전 종료 후 페디가 불편함과 불안감을 내비쳤다. 병원 검진 결과 단순 충돌 증후군 진단이 나왔다. 페디는 4차전 선발 등판을 준비했다. NC가 3차전 만에 준플레이오프를 끝내며 다음 단계를 기약했다.

페디는 지난달 30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 출격했다.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12탈삼진 1실점으로 9-5 승리에 앞장섰다. 1차전 데일리 MVP에 선정되며 건재함을 입증했다.

이후 팀 상황이 어려워졌다. 3차전에서 패해 시리즈 전적 2승1패가 되자 4차전에 페디를 예상하는 시선도 있었다. 강인권 감독은 "휴식기가 너무 짧다. 3일 쉬고 등판은 무리라고 봤다. 송명기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아 4차전 선발은 송명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NC는 4차전에서도 패했다. 2승2패로 KT에 추격을 허용했다. 5차전은 지난 5일에 열려 페디가 5일 휴식 후 등판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강 감독은 "페디의 컨디션이 100%로 회복되지 않았다. 1차전 등판 후 어깨가 무겁다고 한다. 피로도가 높아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며 "선발 등판은 힘들다고 판단했다. 5차전은 불펜에서 대기한다"고 전했다. 이어 "페디도 선발 등판하지 못해 큰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어떻게든 할 수 있는 데까지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NC는 5차전 선발투수로 신민혁을 투입했다. 중반까지 호투했으나 4⅓이닝 2실점으로 물러났다. 페디가 불펜에서 몸을 푸는 모습이 포착되며 등판 여부에 이목이 집중됐다. 페디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고 다시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NC는 2-3으로 석패했다. 강 감독은 "페디가 조금 움직여 봤는데 어깨가 무겁다고 표현해 등판시킬 수 없었다"고 말했다.

NC의 탈락과 함께 페디는 에이스로서 책임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비판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페디는 최선을 다했다. 1차전 투구 당시에도 팔 신경 쪽에 불편함을 느꼈지만 참고 던졌다. 강 감독 역시 부상 부위를 체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마음과 달리 몸이 완벽히 따라주지 않았다. 페디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완전하지 않은 상태로 섣불리 등판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투구 결과도, 몸 컨디션도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페디는 2021년 미국에서 메이저리그 및 마이너리그 합산 138⅓이닝을 책임졌다. 지난해엔 총 131이닝을 기록했다. 지난 2년간 130이닝대에 머물렀지만 올해 180⅓이닝을 소화했다. 단숨에 50이닝가량 늘었다는 점과 막바지 타구에 팔을 강타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복이 더딘 것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페디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 안에는 팀과 동료들을 향한 미안함도 담겨있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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