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男 에이스 박지원, 4대륙선수권 '2관왕' 등극…한국선수단 전체적으론 부진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남자 쇼트트랙 에이스 박지원(서울시청)이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2관왕에 올랐다.
그러나 한국은 에이스급 선수들이 여럿 빠진 가운데 치른 이번 대회에서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지난 3월 서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1000m와 1500m 등 2종목에서 우승한 박지원은 6일(한국시간) 캐나다 퀘벡주 라발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 마지막 날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장성우, 김건우, 이정민과 함께 팀을 꾸려 7분13초143으로 맨 먼저 들어와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남자 5000m 계주에서 지난 2020년 초대 대회 때 박지원, 황대헌, 이준, 김다겸이 결승에서 짝을 이뤄 우승한 적이 있었다. 이후 코로나19로 4대륙선수권이 열리지 못하다가 지난해 대회에선 중국에 정상을 내주고 동메달에 그쳤다. 1년 만에 다시 열린 대회에서 우승을 탈환했다.
중국이 7분13초463으로 은메달을 따냈으며 캐나다가 7분13초556으로 3위를 차지했다.
계주 금메달로 박지원은 이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박지원은 5일 열린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33초158을 기록하며 스티븐 뒤부아(캐나다·2분33초228), 김건우(한국·2분33초324)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지난해 우승에 이어 이종목 4대륙선수권 2연패를 일궈낸 적이 있다.
박지원은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지난해 4대륙선수권에선 남자 1000m와 1500m에서 우승해 2관왕이 됐는데 이번에도 금메달 2개를 따냈다.
하지만 한국 쇼트트랙은 박지원 2관왕 외엔 나머지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하는 등 이번 대회에서 전체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대표팀은 지난달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2주 연속 열렸던 월드컵 1~2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던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대헌(남자), 차세대 에이스 김길리(여자)가 이번 4대륙선수권에선 불참했다.
그 여파를 감안하더라도 중국 역시 류샤오앙, 류사오린 산도르,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가 불참하는 등 다른 참가국들도 힘을 조금 빼고 출전한 것을 고려하면 만족스런 성적표로 보긴 어렵다.
특히 여자부는 미국 에이스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스월드가 최민정, 김길리(이상 한국), 킴 부탱(캐나다) 등이 빠진 사이 여자부 개인전 3종목을 모두 휩쓸어 3관왕에 올랐다.
또 남자부 개인전에서도 뒤부아와 윌리엄 단지누 등 캐나다 두 선수가 500m와 1000m에서 각각 우승했다. 캐나다는 여자 3000m 계주와 혼성 2000m 계주에서도 정상에 올라 이번 대회 금메달 4개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여자부에선 최단거리 500m에서 남자 에이스 박지원과 동명이인인 박지원, 그리고 2014 소치 올림픽과 2018 평창 올림픽에서 계주 금메달을 따낸 심석희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거머쥐었으나 강세 종목인 1000m와 1500m엔 모두 입상하지 못했다. 3000m 계주 결승에서 이소연, 박지원, 심석희, 박지윤이 이어 달려 은메달 딴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남자부에서도 박지원이 금2과 더불어 10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자존심을 세운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월드컵 1차 대회와 2차 대회에서 각각 금메달 4개씩 거머쥔 뒤 4대륙선수권까지 마친 쇼트트랙 대표팀은 귀국해 잠시 숨을 고르고 다음달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월드컵 3차 대회와 4차 대회에 나선다.
오는 12월8일부터 10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3차 대회가 열리며, 일주일 뒤인 12월15일부터 17일까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4차 대회가 펼쳐진다. 특히 이번 아시아시리즈에선 남자 쇼트트랙을 양분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의 대결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2관왕 박지원 외에 황대헌이 1년간의 대표팀 공백을 딛고 돌아와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여기에 '악마의 재능'으로 불리는 김건우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중국은 우다징, 런쯔웨이 등이 퇴장한 뒤 2021년 한국에서 린샤오쥔을 귀화시키더니 평창 올림픽 남자 5000m 계주에서 헝가리에 금메달을 안긴 류사오앙, 류사오린 산도르를 이번 시즌 앞두고 또 귀화시켜 전력을 확 끌어올렸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국제빙상경기연맹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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