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여제’ 박인비 “1명을 더 낳고 싶어요”
첫 딸 이어 둘째 계획 “선수 시키고 싶다”
IOC 선수위원 도전 ‘항저우 일정 소화’
“너무 행복합니다.”
‘골프여제’ 박인비가 육아에 푹 빠져있다. 2014년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 출신인 스윙 코치 남기협 씨와 결혼한 뒤 지난 4월 딸을 낳고 잠시 필드에서 떠난 시점이다. 박인비는 6일 아시아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일이 없는 날은 육아에 전념하며 지내고 있다”면서 “딸이 너무 예쁘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딸도 골프 선수를 시키고 싶다”며 “나중에 함께 라운드를 하는 모습을 그려보면 너무 행복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인비는 이제 태어난 지 6개월 된 딸을 돌보느라 한창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골프와 육아 중에 어느 쪽이 어렵냐’는 질문에 “육아가 더 쉽고 재미있다”는 뜻밖의 답을 내놨다. 그는 “물론 남편을 비롯해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서 수월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박인비는 자녀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있냐’는 물음에 “기회가 된다면 더 낳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를 낳아보니 몸은 정말 힘들고 예전몸으로 돌아가는데 시간도 많이 걸린다”면서도 “그래도 아이는 그 이상의 행복이 있고 또 너무 사랑스럽다. 여건이 된다면 1명을 낳고 싶다”고 출산 계획을 전했다.
박인비는 메이저 7승 포함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통산 21승을 수확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2015년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고, 2016년 리우올림픽 금메달을 보태 ‘커리어 골든 슬래머’에 올랐다. 2013~2018년 사이에 총 106주간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를 지냈다. 출산 이후 자연스럽게 필드와 멀어졌다. ‘이젠 골프채를 잡지 않는 것 아니냐’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박인비는 은퇴에 대해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과 한국 양쪽 투어에 모두 영구시드를 갖고 있다. 박인비는 “골프 선수로서 굳이 은퇴한다고 선언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골프를 그만둔다고 말했다가 마음이 바뀔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분명히 했다. 그는 “영구시드가 있는 만큼 여유 있게 상황을 보겠다”면서 “내년에 투어에 복귀하기는 좀 어려울 듯하다. 당분간은 선수로 필드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인비는 스폰서 행사를 통해 필드를 밟고 있다. 육아 이후 운동과 연습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그는 “아이를 낳은 이후 ‘명랑골프’는 너댓번 했다”며 “출산 후 첫 라운드 때는 이상하게 공이 잘 맞았는데 요즘은 좀 그렇다”고 멋쩍게 웃었다. 박인비는 “슬슬 연습도 시작했다”면서 “이제 예전 몸을 되찾기 위해 필라테스, 웨이트 트레이닝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인비는 쇼트 게임의 강자다. 특히 퍼팅이 발군이다. ‘아마추어 골퍼가 퍼트 잘하는 비법을 알려달라'고 하자 “퍼트는 자신만의 감각이 중요하다”면서 “기술적인 부분이나 스트로크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자신만의 감각을 살리라”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너무 넣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안 들어가도 컨시드를 받을 수 있는 거리에 붙이는 게 좋다. 무엇보다 거리감이 중요하다”며 “저는 홀을 자주 쳐다보는데 그러면 거리감이 좋아진다”고 자신만의 비법도 알려줬다.
박인비는 중대한 ‘일’을 앞두고 있다. 지난 8월 14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한국 선수위원 최종 후보에 올랐다. 진종오(사격), 김연경(배구), 이대훈(태권도), 김소영(배드민턴) 등과의 경쟁을 통해 선발됐다. IOC는 각국에서 추천한 후보자를 심사해 최종 선수 위원 후보를 뽑는다. IOC 선수 위원의 선출은 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직접 투표다. 내년 8월 11일 폐막하는 파리 올림픽 투표에서 상위 4명 안에 들어야 IOC 선수위원이 될 수 있다.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박인비는 대회 활동을 넓히고 있다. 그는 “대한체육회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한 스포츠 행사에 참석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인비는 지난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한국의 날’ 행사에 참석해 한덕수 국무총리,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는 “항저우에 가서 올림픽 관계자분들, 아시아 스포츠 외교관들을 보면서 제가 만약 선수위원이 된다면 이런일을 하겠구나를 간접적으로 엿볼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다”면서 “스포츠계 발전을 위해 운동선수가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정말 멋진 일이라는걸 볼 수 있었다”고 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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