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관통하며 4500년 주민들 먹여살린 꽈리강
[이상기 기자]
▲ 트빌리시 시내 중심부를 관통하는 꽈리강 |
ⓒ 이상기 |
길이가 1515㎞나 되는 긴 강으로, 카프카스 산맥 남부지역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른다. 지류로 아라그비, 데베드, 알라자니, 아라스 등이 있다. 이 강의 명칭은 나라마다 다르게 불린다. 러시아와 유럽에서는 쿠라(Kura)라고 부른다. 튀르키에와 아제르바이잔에서는 뀌르(Kür), 이란에서는 꼬르(Korr),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키루스(Cyrus)라 불렸다.
꽈리강은 조지아의 젖줄이다. 그것은 조지아의 중심도시 대부분을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지아는 농사에 필요한 물을 꽈리강으로부터 얻는다. 그러므로 4500년 전부터 꽈리강을 따라 주민들이 거주하며 문명과 문화를 이룩해 왔다. 현재 꽈리강변에서 가장 큰 도시가 트빌리시다.
▲ 대형 애드벌룬, 극장과 컨벤션센터, 대통령궁이 보인다. (앞에서 뒤로) |
ⓒ 이상기 |
꽈리강에는 하류에서 상류로 올라가면서 메테키 다리, 평화의 다리, 바라타슈빌리 다리가 놓여 있다. 강 건너편으로는 유럽광장과 리케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리케공원에는 대형 애드벌룬이 설치되어 있고, 원통형으로 이루어진 극장과 컨벤션센터가 있다. 리케공원 바깥 언덕 위에는 대통령궁이 자리 잡고 있다.
대통령궁은 르네상스 양식에 돔을 얹은 형태다. 대통령궁 너머로는 아침에 다녀온 성 삼위일체 대성당이 보인다. 강 이쪽 편은 구시가지로 시온 성당과 유황온천으로 유명한 아바노투바니(Abanotubani) 온천지역이 내려다 보인다.
▲ 조지아 어머니상 |
ⓒ 이상기 |
나리칼라 요새에서 케이블카를 내리면 길은 두 갈래다. 기념품점이 늘어선 위쪽으로 올라가면 조지아 어머니(Mother Georgian)상을 볼 수 있다. 높이가 20m에 이르는 이 거대한 조각상은 트빌리시 탄생 1500주년을 기념해서 1958년 솔로라키(Sololaki) 언덕에 세워졌다. 조각가인 아마슈켈리(Elguja Amashukeli)가 알루미늄을 이용해 조지아 전통복장을 한 여인을 만들어냈다.
왼손에는 포도주를 담은 대접을 들고 있고, 오른손에는 적을 물리치기 위한 칼을 들고 있다. 이 조각상은 1958년 나무로 만들어졌다가 1963년 알루미늄으로 덧씨워졌으며, 1996년 현재의 모습으로 교체되었다.
조지아 어머니 조각상을 보고 나면 다시 아래쪽으로 내려와 나리칼라 요새를 살펴보아야 한다. 조지아 어머니 조각상과 나리칼라 요새가 있는 솔로라키 언덕 남쪽으로는 조지아 국립 식물원이 자리 잡고 있다.
▲ 나리칼라 요새와 성 니콜라스 성당 |
ⓒ 이상기 |
식물원의 외곽에 언덕을 따라 내려가며 나리칼라 요새가 만들어져 있다. 이 요새는아라비아 양식이다. 그러므로 7세기 이슬람제국 우마이야 왕조 때 처음 만들어졌을 것으로 여겨진다. 일부 학자들은 5세기 후반 고르가살리 1세 때 처음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1100년 전후 다비드 4세 때 증축되었으나, 몽골족의 침입 때 작은 성채라는 뜻을 가진 나린칼라(Narin Qala)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16/17세기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고, 1827년 지진으로 피해를 입기도 했다. 성채 안에는 성 니콜라스 성당이 있다. 이 성당은 13세기 화재로 훼손되었으나 1996~1997년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성당 안에는 종교적인 성화와 조지아 역사를 보여주는 역사기록화가 그려져 있다.
▲ 성벽에 올라간 관광객들 |
ⓒ 이상기 |
나라칼라 요새는 멀리서 보면 아주 잘 보존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가까이서 보면 성벽과 윗부분의 훼손이 심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성벽 곳곳에 풀이 자라고 있다. 성은 자연지형을 이용해 안쪽보다는 바깥쪽을 견고하게 쌓았음을 알 수 있다. 길도 성곽 바깥으로 나 있어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한다.
관광객들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철제펜스를 쳐 놓았다. 일부 관광객은 무너진 성벽을 타고 올라가는데 이 모습이 위험해 보이기도 한다. 계단으로 이루어진 내리막길은 성 니콜라스 성당을 거쳐 주마 모스크와 온천지역까지 이어진다. 성곽 남쪽으로는 식물원이 이어진다.
성 니콜라스 성당에서는 꽈리강 건너 절벽 위에 세워진 메테키 지역 건물들이 아주 가까이 보인다. 지붕에 붉은색 기와를 얹어 건물들이 더욱 인상적이다. 이곳에서 보니 리케공원과 나리칼라 요새 사이를 케이블카가 끊임없이 운행하고 있다. 우리는 내려왔던 길을 되돌아 케이블카 정거장으로 올라간다. 올라가면서 보니 성벽이 훨씬 더 높아 보인다.
▲ 나리칼라 요새 올려다보기 |
ⓒ 이상기 |
케이블카를 타고 나리칼라 요새를 내려온 우리는 다음 행선지인 아나누리(Ananuri) 성채로 향한다. 중간에 자유광장 옆에 있는 갤러리아 쇼핑몰에 들러 조지아 와인과 기념품을 구입한다. 트빌리시와는 이제 이별이기 때문이다.
아나누리를 거쳐 카즈베기까지 갔다 온 다음에는 므츠헤타(Mtsheta)를 거쳐 바투미 쪽으로 넘어가는 것으로 여행 일정이 잡혀 있다. 카즈베기 가는 길은 소련 지배 시절 군사도로로 개설되었기 때문에 도로가 험하기로 유명하다. 중간에 구다우리에서 하룻밤을 묵고 즈와리 고개를 넘어 최종 목적지 카즈베기까지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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