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中수입박람회서 개방 강조하며 美 겨냥…"협력 필요해"

"세계 경제, 회복 추진력 부족"
"모든 국가의 단결·협력 필요" 역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상하이에서 개최된 국제수입박람회(CIIE)를 통해 개방과 협력을 강조했다. 특히 최근 세계 경제는 회복에 필요한 추진력이 부족하다며, 단결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대중 제재 및 공급망 규제 완화를 촉구한 것이다.

시 주석은 5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 제6회 국제수입박람회에서 서한 축사를 통해 "세계 경제는 회복을 위한 추진력이 부족하며, 모든 국가의 단결과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중국은 세계 발전의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행사 기조연설을 통해 시 주석의 축사와 관련, "시장 개방을 더욱 확대하려는 중국의 확고한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 총리는 이어 "향후 5년 동안 중국의 상품 및 서비스 수입 누적액은 17조달러(약 2경23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은 계속해서 시장 기회 개방을 확대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국제수입박람회는 개방 및 수입 확대를 위해 중국 정부가 2018년부터 추진해온 행사다. 오는 10일까지 엿새 간 진행되며, 올해 행사에는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마누엘 마레로 쿠바 총리,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등이 참석했다. 그밖에 130여개국에서 3400여개 기업이 참여했고, 한국은 무역협회와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주관으로 모두 212개 기업이 나섰다.

행사에 참석한 레베카 그린스팬 유엔 무역개발기구(UNCTAD) 대표는 연설을 통해 "이번 박람회는 세계 다른 지역, 특히 개발도상국과 중소기업의 무역 관계 균형을 맞추려는 중국의 의지를 상징한다"면서 "아이디어 시장이자 문화의 융합이며, 글로벌 행동과 국제 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호주 광산 대기업 리오틴토의 야콥 스타우스홀름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은 계속해서 세계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발전을 촉진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줬다"고 성명을 통해 전했다.

중국 관영지 글로벌타임스(GT)는 "국제수입박람회는 무역 보호주의나 '작은 마당·높은 울타리' 전략에 참여하기보다, 글로벌 투자와 자원 유입에 대한 중국의 개방적 태도와 개발을 통해 성장 성과를 공유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역설했다.

중국 내에서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지난달 15일부터 3주간 걸쳐 열린 중국수출입상품교역전시회(캔톤페어)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캔톤페어는 총 223억달러 규모의 수출 거래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시 주석은 오는 11∼1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이 높다. 관련 일정 조율과 의제 논의를 위해 양국은 최근 고위급 협의를 지속해오고 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