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동점 골’ 디아스, 뭉클한 세리머니…“아버지를 구해 달라”
김우중 2023. 11. 6. 09:0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의 공격수 루이스 디아즈(26·콜롬비아)가 극적인 동점 골을 넣은 뒤 메시지가 담긴 세리머니를 펼쳤다. 바로 최근 조국에서 납치당한 자신의 아버지를 구해 달라는 메시지였다.
디아즈는 6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루턴의 케닐워스 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루턴 타운과의 2023~24시즌 EPL 11라운드에서 후반 38분 교체 투입, 추가시간 중 극적인 동점 골을 터뜨려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이날 원정팀 리버풀은 높은 점유율은 물론, 많은 슈팅으로 루턴 타운을 압박했지만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했다. 특히 최전방에 나선 다르윈 누녜스가 활발한 움직임과 슈팅을 선보였지만, 골대에 막히는 등 불운을 겪기도 했다. 경기 중간에는 루턴 타운의 핸드볼 반칙이 선언되지 않는 등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결국 흐름을 깬 건 루턴 타운이었다. 후반 35분 리버풀의 코너킥 공격이 무산된 뒤, 빠른 역습으로 단숨에 공격을 전개했다. 침투한 타히트 총이 넘어지며 골망을 흔들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실점 이후 디아즈를 투입했다. 그리고 디아즈는 추가시간 8분 중 5분이 지났을 때,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헤더 골을 터뜨렸다.
디아즈는 지난달 말 자신의 부모가 조국에서 무장 괴한에게 납치당해 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태였다. 루턴 타운과의 경기를 앞두고 클롭 감독은 “디아즈는 훈련에는 참가했지만, 잠을 설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며 우려를 표할 정도였다. 디아즈의 어머니는 석방됐으나, 아버지는 여전히 소식이 없다. 그사이 콜롬비아 정부는 최근 디아즈의 아버지가 민족해방군(ELN)의 반군에게 납치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상적으로 경기를 소화하지 못할 상황이지만, 디아즈는 선수단에 복귀했다. 이어 교체 투입돼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동점 골까지 터뜨렸다.
디아즈는 득점 직후 자신의 유니폼을 들어 올리며 한 문구를 팬들에게 공유했다. 바로 “아버지를 구해 달라”라는 메시지였다.
경기 뒤 디아즈는 공식 성명서를 통해 “아버지의 조속한 석방을 요청하고, 아버지의 자유를 위해 국제기구가 개입해줄 것을 요청한다. 매시간 우리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절망적이고, 괴로우며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설명할 단어를 찾지 못하고 있다”라고 읍소했다.
한편 리버풀은 이날 무승부로 리그 3위(승점 24)에 올랐다.
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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