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되려면 팬덤 설득해야"…BTS·테일러 스위프트 아르헨 대선 '킹메이커' 부상

아르헨티나 스위프트 팬덤, 극우파 후보 반대
과거 트럼프 공개 비판한 스위프트 행보 따라
BTS 비난한 후보도 팬 민심 설득 필요할 듯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덤 아미와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덤 스위프티가 아르헨티나 대선의 주요 변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테일러, 과거 트럼프 공개 비판…극우파 반대하는 아르헨티나 팬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난 8월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에서 '에라스 투어(Eras Tour)' 무대에 올라 열창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극우파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자유전진당)가 차기 대통령이 되려면 분노한 테일러 스위프트와 BTS 팬덤을 설득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일부 팬들은 밀레이 후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팬들은 지난달 밀레이 후보의 결선 진출이 확정되자 '자유전진에 반대하는 스위프티스'라는 단체를 만들고 밀레이 후보에게 반대표를 던질 것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테일러가 자신의 나라에서 우파가 승리하지 못하도록 모든 것을 바치는 걸 보고 들으면서도 싸우지 않을 수 없다"며 "테일러가 말하듯 우리는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야 한다"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극우파 하비에르 밀레이 대선 후보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대선 본선 투표가 종료된 뒤 부에노스아이레스 당사 밖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앞서 테일러 스위프트는 2020년 다큐멘터리에서 커리어에 피해가 갈 위험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발언은 최근 몇 주 동안 아르헨티나에 널리 퍼졌다. '자유전진에 반대하는 스위프티스'는 게시물에 '말레이=트럼프'라고 적으며 두 인물이 다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자유전진에 반대하는 스위프티스'에서 활동하는 마카레나는 팬 140명이 왓츠앱 그룹을 만들어서 오는 9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디 에라스 투어' 공연장 바깥에 밀레이 후보를 반대한다는 포스터를 붙일 계획이며, 다른 지역의 소규모 그룹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롱하고 사과도 없었다"…외신, 정치적 힘 가진 BTS 팬덤 주목

아르헨티나 극우파 밀레이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 빅토리아 비야루엘. [이미지출처=비야루엘 SNS 캡처]

BTS 팬덤의 팬심은 밀레이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빅토리아 비야루엘 부통령 후보가 건드렸다.

그는 2020년 트위터(현 X·엑스)에서 "BTS는 성병 이름 같다", "저는 분홍색 머리를 한 한국인을 싫어해요" 등 혐오성 발언을 한 사실이 최근 도마 위에 올랐다.

결선 투표에 진출한 이후 과거 트윗으로 논란이 일자 그는 "1000년 지난 재미있는 트윗 채팅 알람이 이렇게 쏟아지게 돼 미안하다"라고 대꾸해 민심이 악화했다.

BTS 멤버들이 아르헨티나 대선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BTS 팬덤 아미는 2020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열린 트럼프 집회에 좌석을 예약하지 않아 빈자리를 늘릴 만큼 정치적 힘을 갖고 있다고 외신은 짚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