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연스러운 SSG의 감독·세대 교체가 선수단에 주는 메시지

이형석 2023. 11. 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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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가 25일 오후 창원 NC파크에서 열렸다. SSG가 7-6으로 패배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이 좌절됐다. 선수들이 경기가 기울자 아쉬워하고 있다. 창원=정시종 기자

SSG 랜더스는 지난달 31일 김원형 감독을 경질했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감독 교체설'이 나돌았고, 결국 정규시즌 3위 팀이 사령탑과의 계약을 해지하는 초강수를 뒀다. 

SSG는 "단언컨대 성적으로 인한 계약 해지는 절대 아니다"라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대신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팀을 위해서는 팀 운영 전반과 선수 세대교체 등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정용진 구단주의 결정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선, 구단 관계자는 "SSG가 그래도 명문 구단인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손을 내저었다. 

구단은 당장 성적보다 '리빌딩'을 전면에 내세운다. 올해 SSG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28.9세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다. 김광현과 최정, 추신수, 노경은, 고효준, 최주환 등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30대 중반 이상의 베테랑이다. 추신수와 김강민, 고효준 등 불혹을 넘긴 선수들만 셋이다. 준플레이오프(준PO) 탈락 후 자연스럽게 리빌딩을 거치는 등 팀 안팎으로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올 것으로 보였다.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가 25일 오후 창원 NC파크에서 열렸다. SSG 최정이 4회 한유섬의 적시 2루타때 득점한뒤 김원형 감독의 환영을 받고 있다. 창원=정시종 기자 

SSG는 '인위적인' 교체와 변화를 선택했다. 감독 교체 등 변화의 바람이 예상보다 더 크다.  

구단 관계자는 "우리가 계속 우승할 순 없다. 선수단이 고령화됐다. NC가 2020년 통합 우승 이후 바로 리빌딩을 실시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NC가 지금 젊은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한 SSG 역시 더 늦지 않게 전면 리빌딩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SSG 구단은 이 과정에서 선수단에 잘못된 시그널을 보내기도 했다. SSG의 베테랑 선수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올 시즌 성적을 올리는데 이들은 큰 역할을 했다. 추신수는 팀 내 출루율 3위(0.379)였다. 1984년생 노경은은 리그 홀드 2위(30개)를 차지했다. 고효준(13홀드)은 SSG가 믿고 꺼낸 첫 번째 왼손 불펜 카드였다. '간판 스타' 김광현은 팀 내 최다 이닝(168과 3분의 1이닝)을 던졌고, 최정은 홈런(29개)과 타점(87개)이 팀 내에서 가장 많았다. 

김원형 감독은 베테랑을 중용하며 믿음을 보내는 편이었다. 결국 사령탑 교체는 리빌딩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바통을 넘겨받은 신임 감독은 신예 선수 기용을 늘릴 수밖에 없다. 세대교체는 베테랑과 신예의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하는데, 감독 인사 배경을 보면 그럴 수 없게 됐다.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가 25일 오후 창원 NC파크에서 열렸다. SSG가 7-6으로 패배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이 좌절됐다. 추신수가 아쉬운 발capa@edaily.co.kr /2023.10.25.

또한 베테랑 선수에겐 '그동안 팀을 위해 노력했는데, 언제든 날 내칠 수 있겠다'는 박탈감을 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젊은 선수에게는 '내게 기회가 올 것'이라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지난해 우승을 이끈 감독이 해임되고, 코치들이 연쇄 이동하는 SSG는 소란스럽기만 하다. 그들이 정한 방향성이 맞다고 해도, 실행 방법은 부자연스럽다는 게 야구계의 시선이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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