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앱 보여줬다가 테러 경보…석류→수류탄으로 번역

고기정 2023. 11. 6.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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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에서 여행 중이던 외국인 관광객이 현지 식당에서 석류 주스를 시키려다가 번역 앱이 석류를 '수류탄'으로 잘못 번역해 테러 경보가 발령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주요 언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을 방문 중이던 아제르바이잔 출신의 남성 관광객 A씨(36)는 도심에 있는 한 레스토랑을 찾았다.

포르투갈어로 번역된 단어가 수류탄인 것을 확인한 직원은 곧바로 경찰에 A씨를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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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리스본서 테러 경보 일대 혼란
러시아어 '석류'가 '수류탄'으로 번역 돼

포르투갈에서 여행 중이던 외국인 관광객이 현지 식당에서 석류 주스를 시키려다가 번역 앱이 석류를 '수류탄'으로 잘못 번역해 테러 경보가 발령되는 일이 벌어졌다.

포르투갈 리스본의 한 식당에서 관광객 A씨가 경찰에 체포되는 모습. [사진=X(옛 트위터)]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주요 언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을 방문 중이던 아제르바이잔 출신의 남성 관광객 A씨(36)는 도심에 있는 한 레스토랑을 찾았다.

포르투갈어를 할 줄 모르던 A씨는 자신의 스마트폰 번역 앱을 이용해 레스토랑 직원과 소통하고자 했다. 이에 그는 자신의 스마트폰 번역 앱에 '석류 주스'라고 입력한 후, 레스토랑 직원에게 보여줬다. 포르투갈어로 번역된 단어가 수류탄인 것을 확인한 직원은 곧바로 경찰에 A씨를 신고했다.

신고 직후 이 지역엔 테러 경보령이 떨어진 동시에, 무장한 경찰관 5명이 곧바로 현장에 출동해 남성에게 엎드리라고 명령했다. 남성은 수갑을 찬 채 강제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남성이 머물던 호텔 방도 압수 수색했다.

현지 매체가 공개한 체포 당시 영상을 보면, A씨는 식당 외부 주차장에서 체포됐으며 무장 경찰관 5명은 A 씨에게 움직이지 말고 바닥에 엎드리라고 한 뒤, 손에 수갑을 채웠다.

남성은 수류탄은 물론 어떠한 무기도 소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포르투갈 경찰에 따르면 이 아제르바이잔 남성은 주문 당시 번역 앱에 러시아어로 '석류'를 입력했다. 아제르바이잔인들은 옛 소련권에 속해 러시아어를 구사할 수 있는 비율이 높다. 석류(Гранат)와 수류탄(Граната)은 러시아어로 동의어다. 즉 포르투갈어로 석류가 아닌 수류탄으로 잘못 번역된 것이다.

수류탄 초기 모형, 석류와 비슷…영어도 '석류' 영향받아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러시아에서 석류와 수류탄이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것은 수류탄의 역사와 관련이 깊다. 현대 수류탄은 파인애플 모양과 흡사하지만, 수류탄이 전쟁터에서 본격적으로 쓰이던 17세기 초반 당시 수류탄은 석류 열매처럼 둥근 항아리에 폭약과 철 파편이 들어있어 석류 모양과 비슷했다.

또한 영어로도 수류탄이 그리네이드(grenade)인데, 이 어원도 석류를 뜻하는 포미그래니트(pomegranate)에서 비롯됐다.

해당 사건을 보도한 외신은 이 사건이 유럽 각지에서 테러 위협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지는 가운데 벌어졌다고 짚었다. 경찰과 대테러 부대는 지난달 정부가 테러 위협을 한 단계 격상한 이후 포르투갈 전역에서 높은 경계 태세를 취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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