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열돔 현상

고승욱 2023. 11. 6.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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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돔(heat dome)은 대류권 상층의 차가운 고기압이 특정 지역에 머무르면서 더운 공기를 돔 형태로 가두는 기상현상을 말한다.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그 자리를 주위의 덜 더운 공기가 메우는 건 상식이다.

그런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일어나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기상현상이 발생한다.

그런데 상층부 고기압이 움직이지 않으면 상승한 더운 공기가 주변으로 쏟아져 내린 뒤 다시 빨려들어가 더 더워지는 특이한 순환 사이클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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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욱 논설위원


열돔(heat dome)은 대류권 상층의 차가운 고기압이 특정 지역에 머무르면서 더운 공기를 돔 형태로 가두는 기상현상을 말한다.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그 자리를 주위의 덜 더운 공기가 메우는 건 상식이다. 그런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일어나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기상현상이 발생한다. 그런데 상층부 고기압이 움직이지 않으면 상승한 더운 공기가 주변으로 쏟아져 내린 뒤 다시 빨려들어가 더 더워지는 특이한 순환 사이클이 만들어진다. 바로 열돔이다. 좀처럼 식지 않는 공기의 흐름이 장시간 지속되는 것이다.

지난여름 세계 곳곳에서 거대한 열돔이 등장했다. 기상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극지방이 더워져 제트기류가 약해진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제트기류 속도가 느려지자 북미, 아시아, 남미의 고기압 기단이 그리스 문자 오메가(Ω) 모양으로 제트기류에 갇혀 길게는 수개월을 움직이지 않았다. 그 결과 북미 대륙은 7~8월 유례없는 폭염에 시달렸고, 남부 유럽은 낮 최고기온이 45도가 넘는 지옥의 더위를 겪어야 했다. 계절적으로 겨울이었던 칠레에는 8월 내내 38도를 넘나드는 더위가 찾아왔고,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에서도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됐다. 아시아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도 최악의 무더위 속에서 길고 긴 여름을 버텨야 했다.

이 열돔이 11월에 한국 중국 일본 몽골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각국을 또 찾아왔다. 절기상 입동이 코앞에 다가왔는데 강릉의 낮기온은 29도가 넘었고 서울은 26도까지 올랐다. 필리핀은 37도까지 치솟았다. 이 시기 평균보다 10~19도 높은 수치다. 일본에서도 100곳이 넘는 지역에서 11월 최고기록이 경신됐다. 공원에는 쌓인 낙엽 옆에서 봄꽃이 피는 이상한 공존이 예사로 일어난다. 이상기온에 많이 익숙해져 때늦은 더위 정도야 그러려니 한다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날씨의 변화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살을 에는 기록적인 강추위가 찾아오지 싶다. 내년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우려나.

고승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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