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우크라이나 전쟁… 젤렌스키 “이·팔에 관심 빼앗겨”

김지애 2023. 11. 6.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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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한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 세계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이 잊히고 있다며 관심을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열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동 전쟁이 우크라이나로부터 관심을 빼앗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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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총사령관 “전선 교착상태”
‘러와 평화협상 논의 시작’ 주장도
동맹국 탄약 지원, 北이 EU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4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열린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사진 미포함)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한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 세계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이 잊히고 있다며 관심을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열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동 전쟁이 우크라이나로부터 관심을 빼앗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지쳐 있지만 (전선이) 교착 상태는 아니다”면서 “러시아가 하늘을 통제하고 있는 상황을 바꾸려면 미국산 F-16 전투기와 첨단 대공 방어체계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는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의 평가를 부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최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군 양측 모두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전쟁은 정적이고 소모적으로 싸우는 ‘진지전’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 EU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을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언론 보도도 부인했다. 그는 “EU, 미국 지도자, 다른 파트너 중 누구도 러시아와 협상하고 뭔가를 양보하라고 압력을 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미 NBC방송은 미 정부 전현직 고위 관료를 인용해 미국과 EU 당국자들이 평화 협상 타결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포기해야 할 사안 등에 관한 대화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민감한 대화는 지난달 50여개국이 모인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UDCG)’ 회의에서 진행됐다고 NBC는 전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현 시점에서 (평화) 협상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와 진행되는 어떠한 다른 대화도 알지 못한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놓고 미국 의회 내에서 갈등이 빚어지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규모가 축소된 군사 지원안을 발표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3일 우크라이나의 즉각적인 방위 수요를 맞추기 위해 의회 승인이 필요한 대규모 군사지원 대신 ‘대통령 사용 권한(PDA)’을 통해 1억2500만 달러의 안보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앞서 발표된 PDA 지원 액수가 2억~3억 달러에 이르는 것에 비하면 규모가 크게 줄었다. 백악관은 지난달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지원 등을 패키지로 묶은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으나 하원에서 공화당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뺀 별도 예산안을 발의해 통과시켰다.

EU의 우크라이나 지원도 당초 약속에 비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3월 EU가 1년간 우크라이나에 155㎜ 포탄 100만발을 지원키로 했으나 지난 7개월 동안 전달된 물량은 30만발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한국 국가정보원의 발표를 인용, “북한은 러시아에 100만발 이상을 지원했다”며 “동맹국을 무장시키는 경쟁에서 북한이 EU를 앞섰다”고 지적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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