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조성진” 캐럴 연주 신난 음악 꿈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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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건이가 조금만 길게 뽑아줘. 마무리까지 긴장하면서 끝내야 해. 다시 한번. 원, 투, 원, 투."
롯데백화점의 '키즈 오케스트라' 1기가 크리스마스 캐럴 음원을 녹음하는 현장은 진지하고 유쾌했다.
김수민 롯데백화점 ESG팀 책임은 "서울대 음대 교수께서 '(단원들이) 서울대에 가겠다'고 할 정도로 개인 역량은 뛰어났지만, 합주는 경험이 없어 처음엔 어떤 곡을 연주하는지조차 알기 힘들 정도였다"고 회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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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주제로 첫 ESG 경영 활동
최고 역량 갖춘 초·중등 77명
귀한 합주 경험… 음원 수익 기부
“승건이가 조금만 길게 뽑아줘. 마무리까지 긴장하면서 끝내야 해. 다시 한번. 원, 투, 원, 투.”
5일 오후 12시30분, 서울 영등포구의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0층 문화홀. 롯데백화점의 ‘키즈 오케스트라’ 1기가 크리스마스 캐럴 음원을 녹음하는 현장은 진지하고 유쾌했다. 이민형 지휘자가 지휘봉을 휘젓자, 턱받침에 통통한 볼살을 올려놓은 어린이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질서정연하게 활을 움직였다. 비올라, 튜바 등 다른 악기 연주자들도 앳된 얼굴에 진지한 표정으로 ‘썰매타기(Sleigh Ride)’를 연주했다.
롯데백화점의 키즈 오케스트라는 음악 꿈나무들에게 무대 기회를 제공하고, 세계적인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올 3월부터 꾸려졌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총 77명이다. 부산시교향악단에서 부지휘자를 지냈던 이 지휘자가 교육과 지휘를 맡았다.
키즈 오케스트라는 롯데가 음악을 주제로 벌이는 첫 ESG 경영 활동이다. 이 지휘자는 “유럽에서는 오케스트라 활동이 우리나라 아이들이 단소나 리코더를 부는 것만큼이나 흔하지만, 한국에서는 전무한 수준”이라며 “수십명이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 자체가 귀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마다 놀이 시간을 줄여 참석해야 하는 연습이지만 아이들은 “재밌다”고 입을 모았다. 취미로 타악기를 하는 이유찬(10)군은 “합주를 할 때마다 내가 멋있는 사람이 된 것 같이 느껴진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국내 콩쿠르를 휩쓸고 다녀, 오디션 등장만으로 학부모들을 술렁이게 했던 클라리넷 유망주 이도영(11)양은 “지난 8월 세계적인 클라리네스트인 안드레아스 오텐잠머와의 일일 수업 때 칭찬을 받았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지난 8월 키즈 오케스트라는 ‘리조이스 콘서트’도 열었다. 하지만 첫 연주는 완전한 불협화음이었다. 김수민 롯데백화점 ESG팀 책임은 “서울대 음대 교수께서 ‘(단원들이) 서울대에 가겠다’고 할 정도로 개인 역량은 뛰어났지만, 합주는 경험이 없어 처음엔 어떤 곡을 연주하는지조차 알기 힘들 정도였다”고 회상한다.
이 지휘자의 꼼꼼한 피드백과 단원들의 높은 출석률 덕분에 오케스트라의 실력은 빠르게 좋아졌다. 롯데콘서트홀의 1900석을 가득 메운 리조이스 콘서트의 수익금은 전액 ‘희망친구 기아대책’에 기부됐다. 이날 녹음한 캐럴 음원의 수익금 역시 전액 기부한다.
롯데백화점은 음악 산업 발전을 위해 매년 키즈 오케스트라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지현 롯데백화점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부문장은 “아이들이 서로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제2의 조성진, 임윤찬, 양인모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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