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즈 루의 마켓 나우] 중국 경제 둔화, 생각만큼 영향 크지 않다
중국 경제는 향후 5년(2024~28) 동안 평균 4%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당국이 구조적 경제 문제를 효과적으로 관리한다면 성장 속도가 느려지더라도 경제 자체는 더 건강해질 것이다. 중장기적 전망이야 그렇다지만, 당장 투자자들의 관심은 급격한 성장 둔화 등 중국의 저조한 경제 성과가 세계에 미칠 파장이다. 전문가들은 약해진 중국 경제가 세계 다른 나라에 가져올 극적인 파급효과에 대한 두려움이 궁극적으로 과장돼 있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물론 세계 경제에서 중국이 담당하는 역할은 상당하다. 중국은 세계 무역과 시가 총액의 약 10%, 세계 GDP의 약 18%, 세계 석유 수요의 약 16%, 세계 통화 총량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따라서 중국 경제 성장의 급락이 세계 경제에 어떤 중대한 영향을 미칠지 예상해보는 것은 당연하다. 예컨대 실물 경제와 무역망을 잣대로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평가해볼 수 있다. 무역을 기준으로 볼 때, 중국에 가장 많이 노출된 경제권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대만·한국·싱가포르·호주·말레이시아 같은 나라들이다. 이들 국가는 대중국 수출을 통해 얻는 부가가치가 GDP의 7~11%를 차지한다. 이 그룹에 속한 대부분의 나라는 원자재의 순수입국이다. 따라서 중국의 수요 감소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다면 중국 경제 둔화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부분적으로 상쇄될 수 있다.
시장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도 있다. 중국 경제 성장 둔화가 금융망을 통해 세계의 다른 지역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은 과대평가됐다. 중국과 세계 금융 시장 사이의 연계는 지난 15년 동안 많이 증가했지만 여전히 제한적이다. 이는 중국이 자본 흐름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권을 유지하는 가운데 포트폴리오 및 자금 시장 투자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은행들이 중국에 노출된 정도는 일반적으로 크지 않다. 은행 채권을 기준으로 중국에 가장 노출된 경제는 영국이다. 중국에 노출된 영국 은행 자산은 약 2.5%에 불과하다. 그다음으로 대만과 한국이 뒤를 잇는다.
중국의 부동산 버블과 관련해서 고무적인 사실이 또 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약세였을 때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극단적인 매도가 벌어졌다는 증거는 찾기 어렵다. 중국 시장 약세는 이미 얼마간 시장에 반영되어 있다. 중국에 노출된 선진 시장 주식은 이미 일반적인 선진 시장 주식보다 상당한 할인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시장이 중국 경제 둔화의 심화 가능성을 효율적으로 처리했으며, 궁극적으로 암울한 경기 전망이 시장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완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루이즈 루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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