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자유도시 샤르자선 어떤 책이든 낼 수 있어, 포르노만 빼고”
“한국어와 대중음악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국의 ‘치킨’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도 궁금해한다.” 아랍에미리트(UAE) 샤르자도서청의 아흐메드 빈 라카드 알 아메리(사진) 청장은 한국 문화에 대한 중동 현지의 관심을 이렇게 전했다.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한 샤르자국제도서전이 지난 1일 개막한 직후 한국 기자들과 따로 만난 자리에서다.
샤르자도서청은 2014년 설립된 정부기관. 출범 때부터 청장을 맡아온 그는 “주빈국은 일회적 관계가 아니다. 두 나라의 지속적 관계를 개발하고, 한국의 문화를 중동에 소개하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올봄 샤르자가 서울국제도서전 주빈국으로 참가한 것을 계기로 한국을 다녀갔다. 당시 한국 문화를 접한 그는 “파주출판도시 방문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도서청은 국제도서전 주최와 함께 샤르자출판도시의 전반적 운영을 맡고 있다. 이 출판도시에선 책과 관련한 각종 기업의 외국인 100% 지분 소유가 가능하다. 또 세금이 없는 자유구역이다. UAE의 지리적 강점을 살려 유통·물류를 포함한 출판 전 과정을 아우르는 글로벌 출판 허브를 지향하는 것도 특징. 알 아메리 청장은 “인도에서 서아프리카로 물류를 배송하는 데 60일이 걸린다면 샤르자에서는 2주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샤르자출판도시에서는 전자책·오디오북 등 출판물의 형태뿐 아니라 내용에도 제약이 없다. 각국에서 정치적 이유 등으로 자국 내 출판이 쉽지 않은 책들이나, 한국 기자들이 관심 가진 살만 루슈디의 책을 포함해서다. 그는 다만 “포르노그래피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시장 규모를 보면, 아부다비·두바이·샤르자 등 7개 토후국으로 구성된 UAE 인구는 1000만 명 정도. 한데 주변으로 눈을 돌리면 사정이 다르다. 알 아메리 청장은 특히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인구 구조가 지닌 특징을 강조했다. “젊은이”, 다시 말해 어린이·청소년이 많고 “학교와 도서관 등 교육 수요가 많다”는 점이다.
이번 도서전에 각국 출판사들이 마련한 부스도 그림책 등 어린이·청소년용 도서를 내세운 곳이 상당히 많다. 한국의 출판만화 시리즈 ‘WHY’의 아랍어 번역본, 우리에게 낯익은 일본 만화의 아랍어 번역본이 눈에 띈다. 이와 별도로 만화 관련 출판사들의 부스들이 모여 있는 구역도 꽤 넓다.
자국 내 독서문화 진흥 역시 도서청의 역할. 알 아메리 청장은 “매년 어린이 독서축제를 개최한다”고 소개했다. 또 “문학을 비롯해 책은 무엇보다 인간이 서로를 이해하게 해준다”며 책의 힘을 강조했다.
샤르자=이후남 문화선임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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