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국 경제 키워드 ‘저성장’ [편집장 레터]

김소연 매경이코노미 기자(sky6592@mk.co.kr) 2023. 11. 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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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38개국 중 한국 노동생산성 28위
1위 아일랜드(130.6달러)의 3분의 1 수준

2024년 한국 경제 키워드는 ‘저성장’입니다.

2023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사상 최초로 1%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한국의 2023년 잠재성장률을 1.9%로 추정했습니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3년(3.5%) 이후 2024년까지 12년간 계속 낮아졌습니다.

잠재성장률은 노동과 자본 등을 최대한 투입해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뜻합니다. 한 나라 경제의 기초체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셈이죠. OECD가 한국 잠재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것이라고 추정한 것은 2023년이 처음입니다. OECD는 한국 잠재성장률이 2024년에는 더 낮아져 1.7%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죠. 이 수치는 미국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통상적으로 성장률은 경제 덩치에 반비례하죠. 어른보다 어린이가 쑥쑥 성장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한국 경제 잠재성장률이 미국보다 낮다는 것은 한국 경제가 덩치가 훨씬 큰 미국 경제보다도 활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라 할 수 있겠네요.

한국은행의 한국 경제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보면 2001~2005년 잠재성장률은 연평균 5~5.2%에서 2006~2010년에는 4.1~4.2%, 2011~2015년에는 3.1~3.2%, 2016~2020년 2.5~2.7%로 낮아졌습니다. 2021~2022년은 2% 안팎인데, 지금 같은 추세면 한은이 수치를 하향 조정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심지어 KDI(한국개발연구원)는 현재 생산성 수준을 유지할 경우 한국 잠재성장률이 2050년에는 0%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죠.

잠재성장률이 급락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가파른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가 꼽힙니다. 0.7명대 초저출산 탓에 생산가능인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반면, 초고령화 속도는 가장 빠르니 경제 활력이 생기는 게 이상하겠네요. 노동력과 함께 잠재성장률을 좌우하는 또 다른 요인이 자본과 생산성입니다. 한국 경제는 특히 생산성이 좋지 않기로 유명합니다. 노동 시간당 전 산업 노동생산성 수준을 비교했을 때 OECD 38개국 중 1위는 아일랜드입니다(130.6달러). 한국은 일본(22위, 47.6달러)보다 낮은 28위, 43.1달러에 불과하죠.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면 실질성장률 역시 좋을 수가 없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50년 후 세계를 전망하는 보고서에서 2023년 12위인 한국 경제가 2075년에는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에도 뒤처지면서 세계 15위권 밖으로 밀려난다고 예측하기도 했죠. 그뿐인가요. 낮은 잠재성장률 고착화로 인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이 가장 뼈아픕니다.

‘저성장’이 상수가 될 2024년 한국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한 해를 보낼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매경이코노미가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펴내는 ‘대예측’ 단행본과 ‘대예측’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이번 호 커버스토리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3호 (2023.11.08~2023.11.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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