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결단 재차 촉구 인요한…당내선 '김장연대' 움직임 주목
겉은 고요했지만, 물밑은 분주했다. 당 주류를 겨냥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희생’ 요구에 5일 국민의힘 내부는 술렁였지만, 당사자로 분류되는 이들의 공식 반응은 하나도 없었다. 이에 인 위원장은 “오늘도 촉구한다”라며 “몇 명이라도 결단을 좀 해 달라”고 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MBN 방송에 출연해 “(혁신위 권고를) 안 받아들이면 안 된다. 안 받아들일 수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혁신위의 권고를 친윤 중진이 받아들일까’란 진행자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그는 “(일부 인사가 결단을) 발표하기 시작하면 저도 일이 쉬워지고, 당 분위기도 바뀌고 국민도 ‘말만 하는 게 아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 당 국회의원한테 엄청 기대를 가지고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3일 인 위원장은 “당 지도부와 중진, 대통령과 가깝게 지내는 의원들은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수도권 지역 내 (국민의힘 승리가) 어려운 곳에서 출마하는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이를 ‘정치적 권고’라고 규정했다.
혁신위가 ‘희생 결단’을 요구한 이들은 40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일단 당 지도부엔 ‘당 4역’인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에 김병민ㆍ조수진ㆍ김가람ㆍ장예찬ㆍ김예지 최고위원이 포함된다. 중진은 통상 3선 이상을 가리키는데 31명이다. 3선 17명, 4선 8명, 5선 6명이다. 대통령과 가까운 의원으론 권성동ㆍ장제원ㆍ윤한홍ㆍ이철규 의원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당내에선 당 지도부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상징하는 김기현 대표와 장제원 의원의 움직임을 주목하는 이가 많다. 두 사람은 지난 3월 전당대회 때부터 이른바 ‘김장연대’로 불리는 정치적 협력을 통해 당권을 쟁취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두 사람의 용단이 없다면 서른 명의 국회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더라도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먼저 결단을 내리는 게 당도 살고, 본인도 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혁신위 내부에서도 두 사람의 선제적 결단을 바라는 분위기가 많다. 한 혁신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혁신위의 권고에 해당하는 상징적인 인사들이 먼저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선언해 준다면, 이후엔 알아서 당내 도미노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지난 3일 혁신위 회의에선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 등과 같이 험지 출마 대상자를 보다 명확하고 엄격하게 정하자는 의견이 상당수 나왔지만 “당내 갈등만 격화하고 실익은 없을 것”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며 ‘정치적 권고’ 성격의 발표가 나왔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이날 인 위원장도 “그분(김기현ㆍ장제원)들이 알아서 결단을 내려야지, 제가 강요할 순 없다”며 “그건 머리 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아름답지 못하다”고 말했다. 또 일괄적인 험지 출마 대상자 기준을 정하는 것과 관련해선 “토론을 중단했다”며 “당의 중심이고 무게가 있는 사람인데 한 곳에서만 3선 했다고 더는 하지 말아라? 그건 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혁신위는 이번주 통합, 희생에 이은 세 번째 화두로 ‘다양성’을 제기한다. 오는 8일 대구를 찾아 혁신위원들과 청년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도 마련한다. 이튿날인 9일 다양성을 주제로 한 여성 및 청년 우대 의제 등을 발굴해 ‘3호 안건’으로 제시할 방침이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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