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금리 고공 행진… ‘카드론’ 이자 더 비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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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캐피털사가 카드론이나 신용대출을 내주는 자금의 재원이 되는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가 고공 행진하고 있다.
카드·캐피털사는 여전채로 필요 자금의 70%가량을 조달하는데 금리가 올라 비용 구조가 나빠지면 카드론과 신용대출 문턱을 높일 수 있다.
고금리 부담에 카드·캐피털사는 여전채를 줄줄이 상환 중이다.
금융 당국은 카드·캐피털사에 외면당한 저신용자가 불법 사채업자를 찾는 일이 없도록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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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캐피털사가 카드론이나 신용대출을 내주는 자금의 재원이 되는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가 고공 행진하고 있다. 카드·캐피털사는 여전채로 필요 자금의 70%가량을 조달하는데 금리가 올라 비용 구조가 나빠지면 카드론과 신용대출 문턱을 높일 수 있다. 서민 급전 창구가 닫혀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힘든 저신용자가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 ‘AA-’ 등급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말 연 5.274%로 전월 말(4.974%) 대비 0.3% 포인트 상승했다. 여전채 금리가 연 5%를 넘긴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발발 당시 연 6%를 넘겼던 여전채 금리는 금융 당국 노력으로 올해 3월 4% 선으로 안정을 찾았다가 최근 다시 급등세다.
고금리 부담에 카드·캐피털사는 여전채를 줄줄이 상환 중이다. 특히 신용 등급이 ‘AA+’~‘BBB+’로 카드업계(‘AA+’~‘AA-’)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캐피털업계가 빚을 갚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캐피털채는 5300억원 순상환됐다. 여전채가 순상환된 것은 지난 2월(6100억원) 이후 처음이다. 2조3000억원어치가 순상환됐던 지난해 10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지난달 여전채 잔액은 전월 말(207조4800억원)보다 5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207조원을 기록했다.
여전채 금리가 급등한 주원인으로 은행채 발행 증가가 꼽힌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 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채를 분기별 만기 도래액의 125%까지만 신규 발행할 수 있도록 했던 금융 당국 규제가 지난 3분기 말을 끝으로 폐지되면서 지난 한 달 동안에만 7조4500억원어치가 순발행됐다. 은행채는 신용 등급이 ‘AAA’로 금융권에서 가장 높아 채권 시장 수요를 우선 빨아들인다. 여기에 지난달 서울 강남구 르피에드 청담(프리마 호텔 재개발) 사업장 브리지론(토지 매입과 인허가 등 건설 사업 초기에 쓰이는 단기 차입금)이 만기 연장에 실패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 노출액이 큰 여전채 투자 심리가 쪼그라들었다.
카드업계는 벌써 저신용자에게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지난달 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 7대 카드사 가운데 신용 500점 이하 회원에게 카드론을 내준 곳은 아무 데도 없다. 그동안 롯데카드와 우리카드, KB국민카드는 신용 501~500점 구간 회원에게 카드론을 내줬는데 지난달부터 문턱을 높인 것이다. 이미 법정 최고 금리(19.9%) 턱밑까지 오른 신용 501~600점 회원 대상 카드론 금리가 더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 당국은 카드·캐피털사에 외면당한 저신용자가 불법 사채업자를 찾는 일이 없도록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카드·캐피털사가 해외에서 자금을 더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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