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패장] 공룡군단의 뜨거웠던 가을...강인권 감독 "아름다운 도전이었다"

안희수 2023. 11. 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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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NC다이노스와 kt위즈의 플레이오프 5차전 경기가 5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NC 선발 신민혁이 5회말 동점을 허용한뒤 교체 되고 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11.05.
NC 다이노스가 역대 세 번째 기록 희생양이 되며 한국시리즈(KS) 진출에 실패했다. 

NC는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5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2-2 동점이었던 6회 수비에서 1점을 내준 뒤 만회하지 못했다. 

NC는 올가을 내내 뜨거웠다.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SSG 랜더스와의 준PO 1~3차전 모두 승리했다. 원정(수원)에서 치른 PO 1·2차전까지 잡고 KS 진출 확률 88.2%를 잡았다. 

하지만 3차전부터 타선의 집중력이 살아난 KT 타선을 막지 못했다. 에이스 에릭 페디가 부상 여파로 4차전에 등판하지 못하는 악재도 생겼다. PO에서 1·2차전을 잡고, 내리 1~3차전을 패한 건 역대 3번째다. 

1·2회 초, KT 선발 투수 웨스 벤자민 공략에 실패한 NC는 3회 선취점을 올렸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형준의 내야 타구를 KT 유격수 김상수가 놓치고 말았다. 숏바운드가 그의 예상과 다르게 튄 것 같다. 오전 내내 내린 비로 그라운드는 빗물을 머금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어진 상황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김주원의 빗맞은 타구가 느리게 유격수 앞으로 흘렀지만, 다시 바운드가 낮게 되며 야수와 글러브 사이로 빠졌다. 1사 주자 1·2루.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kt위즈와 NC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 5차전 경기가 5일 오후 경기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6회말 무사 만루 위기를 맞자 강인권 감독이 굳은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수원=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11.05/

NC는 이 상황에서 손아섭이 좌전 안타를 치며 만루를 만들었다. 이날 2번 타자로 전진 배치된 서호철이 가운데 외야로 타구를 보냈고, 3루 주자 김형준이 태그업 뒤 득점을 해냈다. 

NC는 4회 다시 한번 득점 기회를 맞이했다. 2사 뒤 제이슨 마틴의 빗맞은 타구가 왼쪽 외야에 떨어졌는데 KT 좌익수 앤서니 알포드가 무리하게 다이빙캐치를 시도하다고 공을 뒤로 흘리고 말았다. 마틴은 그사이 2루까지 나섰다. 

이 상황에선 추가 득점을 하지 못했다. 타자 오영수가 내야 땅볼로 아웃됐다. 하지만 NC는 리드를 지켜냈다. 3회까지 피안타 없이 호투한 NC 선발 투수 신민혁은 타순이 한 번 돈 4회 말 투구에서도 삼자범퇴를 해냈다. 김상수·황재균·앤서니 알포드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알포드의 직선타는 3루수 서호철이 다이빙캐치로 잡아냈다. 수비 도움도 받았다. 경기 초반 승기는 NC가 잡았다. 

NC는 5회 다시 1점을 추가했다. 이번엔 적시타가 나왔다. 선두 타자 김형준이 벤자민의 투심 패스트볼(투심)을 밀어 쳐 우측 담장을 직접 맞는 2루타를 쳤고, 후속 타자 김주원은 우측 외야 깊은 위치로 타구를 보냈다. 공은 우익수 조용호에게 잡혔지만, 2루 주자 김형준이 리터치 뒤 3루로 향했다.

다시 손아섭 앞에 기회가 왔다. 그는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슬라이더를 툭 밀어 쳤고, 전진 수비를 한 유격수 김상수 옆을 스치는 안타를 쳤다. NC가 2-0으로 앞서갔다.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NC다이노스와 kt위즈의 플레이오프 5차전 경기가 5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NC 투수 페디가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11.05.

경기 첫 번째 변곡점은 5회 말이었다. 잘 던지고 있던 신민혁은 선두 타자 박병호를 중견수 뜬공 처리했지만, 후속 타자 장성우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공략 당하며 우전 2루타를 맞았다. 

이제 첫 피안타를 기록한 신민혁. 하지만 이후 흔들렸다. 후속 타자 문상철에게도 좌전 안타를 맞고 1·3루에 놓인 신민혁은 대타로 나선 김민혁과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우익 선상 2루타를 허용했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경기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NC는 이 상황에서 투수를 좌완 셋업맨 김영규로 교체했다. 이 선택은 맞아떨어졌다. 김영규는 이번 시리즈, KT 타자 중 가장 타격감이 좋았던 배정대를 삼진 처리했고, 후속 타자이자 콘택트 능력이 좋은 조용호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5회를 마무리했다. 

NC는 결국 역전까지 허용했다. 6회 말 수비에서 선두 타자 김상수, 후속 타자 황재균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알포드에겐 볼넷을 내줬다. 투수 류진욱은 박병호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 내야진이 병살타로 연결했지만, 그사이 3루 주자 김상수가 홈을 밟았다. 

결국 NC는 1점을 만회하지 못했다. 7~8회 KT 셋업맨 손동현과 박영현을 상대로 침묵했고, 9회는 KT 마무리 투수 김재윤에 세 타자 연속 범타로 물러났다. NC의 뜨거웠던 가을이 막을 내린 순간이었다. 

경기 뒤 강인권 NC 감독은 "아름다운 도전이었다. 선수들이 정말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해줬다. 1·2차전 승리로 유리한 고지에 오르고도 지키지 못한 점은 아쉽다"라고 했다. 이어 "5회 말 1사 1·2루에서 선발 투수 신민혁을 계속 밀고 간 이유는 리드(스코어 2-0)를 잡고 있었고, 불펜 투수(김영규)를 준비하는 타이밍이 조금 늦었기 때문이다. 내 잘못이다"라고 했다. 

NC는 개막 전 상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지 않았지만, 정규시즌 4위에 올랐고, 준PO를 업셋 시리즈로 만들며 가을야구를 달궜다. 강인권 감독은 "젊은 미래 자원을 많이 발굴했다. 이들이 기존 고참급 선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라며 올 시즌 수확을 전했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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