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할 줄 아는’ 호주 총리의 방중…무역 갈등 풀고 관계 개선 속도

권지혜 2023. 11. 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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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총리가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하면서 무역 갈등으로 벌어졌던 양국 관계가 다시 가까워지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주도했다 탈퇴하며 만들어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위한 호주의 지지를, 호주는 와인과 쇠고기 등 주력 수출품에 대한 중국의 수입 제한 조치 해제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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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총리, 7년 만에 중국 방문
6일 베이징서 시진핑과 회담
“너무 좋고 기대돼”
5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6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서 리창 총리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악수를 하고 있다. 호주 총리가 중국을 방문한 건 2016년 9월 이후 7년 만이다. AFP연합뉴스

호주 총리가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하면서 무역 갈등으로 벌어졌던 양국 관계가 다시 가까워지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주도했다 탈퇴하며 만들어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위한 호주의 지지를, 호주는 와인과 쇠고기 등 주력 수출품에 대한 중국의 수입 제한 조치 해제를 바라고 있다.

5일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전날 상하이에 도착해 나흘간의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이날 상하이에서 열린 제6회 중국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 연설에서 “호주는 중국과 계속해서 건설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며 “대화와 협력으로 양국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6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호주 총리의 중국 방문은 2016년 9월 맬컴 턴불 이후 7년 만이다. 중국과 호주는 올해 수교 50주년을 맞았다.

앨버니지 총리에 대한 중국 매체의 평가는 후하다. 그가 역대 호주 총리 중 케빈 러드에 이어 두 번째로 중국어를 할 줄 안다는 점, 미국의 대중 압박에 적극 동참했던 전임 스콧 모리슨과 달리 어느 정도 독립적인 중국 정책을 추구했다는 점 등을 높이 평가하며 관계 개선 기대감을 내비쳤다.

시 주석과 앨버니지 총리는 회담에서 무역 갈등 문제를 주로 논의할 전망이다. 호주는 12억 호주달러(1조원) 규모의 와인을 비롯해 쇠고기, 랍스터에 대한 중국의 수입 금지 해제를 기대하고 있다. 또 간첩 혐의로 중국에 구금된 중국계 호주 작가 양헝쥔의 석방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CPTPP 가입을 위해 호주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시 주석은 2020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CPTPP에 가입할 것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밝혔는데 그러려면 기존 11개 회원국이 모두 찬성해야 한다.

중국과 호주는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였지만 정치적으로는 갈등을 겪었다. 호주는 2018년 5세대(G) 이동통신 네트워크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참여를 배제했고 2020년엔 코로나19 중국 기원론을 주장하며 독립적인 조사를 제안했다. 이에 중국은 호주산 석탄, 와인, 쇠고기, 보리 등 10여개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보복 조치를 가했다. 호주는 2019년 중국에 8억 달러 상당의 와인을 수출했지만 관세 부과 1년 동안 중국에서 호주산 와인 매출은 97% 급감했다.

그러다 지난해 5월 호주에서 노동당 정권이 출범하고 중국이 석탄과 목재, 보리 등 일부 품목의 관세를 폐지하면서 관계 개선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한때 200억 호주달러에 달했던 중국의 무역 관세는 최근에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은 2009년 이래 줄곧 호주의 가장 큰 교역 파트너로 호주 전체 무역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양국 무역액은 2200억 달러(288조6000억원)를 넘어섰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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